[프로야구]인상구긴 LG…허술한 수비 허약한 마운드

  • 입력 2001년 4월 16일 18시 45분


LG 이광은감독
LG 이광은감독
“돌을 씹고 있는 기분입니다.”

15일 대구 원정 3연전 마지막 경기마저 패한 뒤 선수단과 함께 바로 다음 원정지인 부산으로 이동한 LG 이광은감독(46). 16일 오후 전화를 걸었을 때 마침 그는 늦은 점심식사를 하던 중이었다. 이감독은 “밥이 입으로 안 넘어간다. 몸도 마음도 지친 상태”라며 의기소침해 있었다.

개막과 함께 3연패. 8일 잠실 두산전서 6―2로 이긴 뒤 다시 6연패. 초반 10경기에서 1승9패로 16일 현재 8개구단 가운데 최하위. 당초 로마이어 홍현우를 영입, 막강한 타선을 갖춰 우승후보중 한팀으로 거론되기까지 했던 LG의 부진을 진단해봤다.

▽투수들 태업인가? 실력인가?

10경기 팀평균자책이 무려 7.61로 최하위. 이부문 1위인 삼성(3.03)의 두배이상 된다. 선발진의 붕괴중에서 특히 지난해 17승을 거둔 에이스 해리거의 부진이 결정적이다. 에이스의 할 일이 연패를 끊어주는 역할인데 해리거는 3경기에서 3전패에 평균자책 7.16. 해리거 발데스 안병원 김민기 이승호 장문석 전승남 등으로 짜여진 LG 마운드가 이렇게 약했나?

▽먹지도, 뱉지도 못하는 ‘뜨거운 감자’ 로마이어와 홍현우

이들은 ‘왼손 똑딱이 타선’이던 LG가 올해 스토브리그에서 심혈을 기울여 데려온 ‘작품’. 하지만 무늬만 ‘오른손 거포’였다. 로마이어는 타율 0.243(37타수 9안타)에 1홈런 6타점, 홍현우는 타율 0.152(33타수 5안타)에 홈런없이 고작 4타점. 수비라도 되면 그나마 다행이련만. 지난해까지 1루수였던 로마이어의 좌익수 변신은 여전히 불안감을 주고 홍현우는 ‘공포특급’이다.

▽‘난 누구예요?’

시즌 개막전을 3루에서 시작한 ‘20억원짜리’ 홍현우는 이제 2루수 또는 대타로 나서고 있다. 전지훈련동안 ‘소방수’로 점찍었던 장문석은 시범경기에서의 부진으로 선발로 전환시켰고 대신 파격적으로 고졸투수인 이동현을 마무리로 내세웠다. 하지만 이동현은 4경기에서 세이브없이 평균자책 15.75. 코칭스태프는 그를 못믿고, 명색이 마무리 투수가 이기는 경기에 나서지 못한다. 선수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가 정확히 뭔지 알고 싶어 한다.

▽이광은감독은?

“연패에 빠지다 보니 선수들 스스로 큰 부담을 안고 있는 것 같다. 동기부여가 필요한데…. 야구는 결국 선수가 하기 때문에 선수들이 풀어가는 수밖에 없다. 감독과 코치, 구단직원들과 마찬가지로 선수들도 같은 비즈니스를 하는 운명공동체다. 기분에 좌우되지 말고 최선을 다해 팬들에게 보답하겠다는 의지를 다져야 한다.”

한편 LG는 16일 김성근 2군감독을 1군수석코치로 올리는 등 개막 10경기만에 김인식, 노찬엽, 이순철코치를 제외한 1군 코칭스태프를 2군 코칭스태프와 맞바꾸는 ‘특단의 조치’를 취했다.

<김상수기자>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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