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잠자는 내 PC로 백혈병 몰아낸다

  • 입력 2001년 4월 15일 18시 44분


‘당신의 개인용컴퓨터(PC)가 백혈병의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수많은 PC를 연결해 자료를 공유하는 P2P 기술이 난치병 해결에 동원되고 있다. 냅스터로 유명해진 P2P기술의 예전 이름은 ‘분산처리’.

이 기술은 가정용 PC가 실제로 이용하는 시스템 자원은 전체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간단한 발상에서 출발했다. 수천 혹은 수만대 컴퓨터의 놀고있는 시스템 자원을 긁어모아 활용한다는 개념. PC 하나하나를 정보를 처리하는 최소 단위로 생각하고 네트워크로 연결하면 하나의 슈퍼컴퓨터가 탄생하게 된다.

‘분산처리’는 이제 불치병 치료법의 개발과 같은 거대한 프로젝트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인텔과 소프트웨어 업체 유나이티드 디바이스, 옥스퍼드대학, 미국 국립암연구재단, 미국 암협회 등은 최근 ‘인류애(Philanthropic) P2P 프로그램’이란 공동 계획을 발표했다. 네트워크의 엄청난 연산능력을 이용해 백혈병의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 우선 목표.

이런 ‘네트워크 슈퍼컴퓨터’의 연산능력은 엄청나다. 네트워크의 초당 연산능력은 이전 슈퍼컴퓨터의 10배에 가까운 500조번에 달한다. 연구기간 단축효과는 물론 슈퍼컴퓨터가 차지하는 공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놀고있는 자원’을 활용한다는 면에서 효율적이기도 하다.

옥스퍼드 대학의 그레이엄 리처드 교수는 “슈퍼컴퓨터 한 대로 화학약품의 항암효과를 분석하려면 최소한 여러 해가 걸린다”며 “이 프로젝트를 이용하면 며칠만에도 분석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본부는 세포의 비정상적 증식을 일으키는 단백질을 파괴하는 약품을 만들게 된다.

이 계획에 참여하려는 개인 인터넷 사용자는 인텔 웹사이트(www.intel.com/cure)에서 ‘싱크(Think)’란 프로그램을 다운받아 설치하기만 하면 된다.

사용자가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 시간에 프로그램이 작동하면 자료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다. 싱크는 주최측의 서버컴퓨터로부터 물질분석 등을 자동으로 의뢰받고 그 결과를 자동으로 전송한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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