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리뷰]<내 마음의 비밀>아이 눈으로 본 어른들의 세계

  • 입력 2001년 4월 12일 18시 38분


‘내 마음의 비밀’(Secrets of the Heart)은 유년의 시각으로 성(性)의 세계를 바라본 스페인 영화. 시인 출신의 몽소 아르멘다리스 감독은 성의 달콤한 유혹과 어른들의 비밀스런 세계를 모시천에 투영시키듯 은근하게 담아낸다.

아홉살짜리 주인공 하비(안도니 에르부루)는 도시에서 이모들과 함께 사는 소심한 성격의 소년이다. 부활절 휴가를 지내기 위해 엄마와 삼촌이 사는 시골로 내려간 하비는 엄마가 출입을 금한 외딴 방의 비밀을 형에게서 듣는다. 그 곳은 아빠가 자살한 장소로 유령들의 신음소리가 들린다는 곳.

아빠에 대한 그리움으로 용기를 내 한 밤에 몰래 그 방에 들어간 그는 그 신음소리의 주인공들이 누구인지 발견하고 혼란에 빠진다.

다시 도시로 올라간 하비는 살인자가 산다는 뒷 집에 가면 왜 안 되는지, 결혼 안 한 이모들이 왜 술을 마시는지, 옆집 누나만 보면 왜 가슴이 설레는지에 대한 비밀을 한꺼번에 깨닫는다. 배우들의 안정된 연기와 차분한 연출이 인상적이며 후반부에 밝혀지는 어른들의 놀라운 비밀이 영화에 팽팽한 긴장감을 부여한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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