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황영하/대중문화 일본풍 갖다쓰기 '위험수위'

  • 입력 2001년 4월 12일 16시 44분


요즘 대중문화 일각의 일본풍 갖다쓰기가 위험 수위에 이르렀다. 일례로, SBS 드라마 '아름다운 날들'의 배경음악은 국내에도 버젓이 앨범이 나와 있는 일본 뉴에이지 음악의 대표주자 S.E.N.S의 곡 '나를 기억해 주세요'(Remembering me)를 편곡없이 그대로 썼으며, 지난해 최고 뮤직 비디오상을 수상한 조성모의 곡 '아시나요'의 도입 부분에도 역시 일본 후지TV의 드라마 '아스나로 백서'의 주제음악인 '레퀴엠'(Requiem)을 그대로 갖다 썼다.

공중파 방송의 쇼나 오락프로그램들이 일본 방송 프로그램의 형식을 그대로 가져오거나 조금만 우리 식으로 변형해 제작하는 것은 방송가에서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열거를 하자면 끝이 없을 지경이다.

대중 문화계의 이같은 줏대없는 일본풍 갖다쓰기가 라이센스료를 지불한 정식이건 불법이건 그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한다. 공공연히 알려진 작곡가 중에는 새 앨범을 내놓을 때마다 일본 곡을 상습적(?)으로 베끼는 사람도 많은 것으로 안다. 최근 일본은 역사교과서에 과거사를 심각하게 왜곡해 한국 북한 중국 등 인근 아시아 국가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대중문화를 창조하는 사람들과 방송인들이 자라나는 청소년에게 모범을 보여줄 수 있는 역사의식을 갖추었으면 한다.

황영하(중앙대 신문방송대학원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