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길게보고 지금 투자하라'

  • 입력 2001년 4월 11일 18시 37분


연기금은 언제 어떻게 주식을 사들일까. 일반 투자자들은 연기금의 움직임을 잘 포착해 투자시점을 결정해야 수익을 높일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4대 연기금 자금으로 전용주식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투신운용사 관계자들은 ‘지금이 길게 보고 주식투자하기에 적기’라는 견해를 갖고 있다. 지수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연기금 주식투자가 제 효력을 내기 힘들다는 지적과는 다소 다른 시장관인 셈이다.

이같은 견해의 뒤편에는 종합주가지수가 추가하락할 가능성보다는 당분간의 혼조세를 거친 뒤 반등할 것이라는 낙관적 증시 전망이 깔려있다. 마라톤과 같은 ‘장기 레이스’에서는 멀리 보고 승부를 거는 투자전략이 이긴다는 말과 같다.

▽종합지수를 미리 산다〓작년말 운용된 연기금 전용펀드의 수익률 추이는 종합주가지수 움직임과 아주 비슷한 모양을 보이고 있다(그래프 참조). 종합지수를 초과했든지 밑돌았든지 동일한 추세를 나타낸다.

따라서 종합지수 500선을 바닥권으로 보고 지금 매수에 나서면 종합지수만큼의 상승률을 확보하는 게 가능하다. A투신운용사 관계자는 “작년말 연기금 투입 당시도 지수 500대로 시장 전망이 불투명했다”며 “지금이 투자 적기라고 본다”고 말했다.

‘떨어지는 칼을 붙잡으려고 하지 말라’는 증시 격언이 있지만 ‘500선에서 칼이 떨어지고 있으니 조심하라’는 말은 크게 주의할 조언이 안된다는 것이다.

전용펀드를 굴리고 있는 B투신운용사 매니저도 “종합지수가 500선이하에 머물면 들어가도 괜찮다고 본다”며 “그러나 지수 500∼600선은 중립, 600선이상이면 매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매수 종목과 편입비율〓종합지수가 연초 ‘반짝 강세’를 거쳐 작년말 수준으로 회귀하면서 전용펀드의 우선 편입대상 종목도 이동하고 있다. A투신사 관계자는 “종전에는 경기방어주에 관심을 가졌지만 이제는 하락폭이 큰 대형 우량주를 편입하겠다”고 말했다. D투신운용의 매니저도 “지금은 어떤 종목을 사느냐가 아니라 매수 시점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금까지 삼성전자와 한국통신 SK텔레콤 한국전력 삼성SDI 포항제철 국민은행 등 대형 우량주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분간 장세가 불투명할 것으로 예상해 주식편입비율은 가급적 높이지 않고 있다. C투신운용 매니저는 “강세장일 경우 편입비율을 90%이상 늘리지만 올해 들어서는 80%이상 높인 때가 드물다”고 말했다.

▽개인투자자 대응전략〓연기금이 증시에 자금을 투입할 때는 기간별로 총액을 정해놓지만 보통 분할 매수하는 방식을 택한다. 일시에 집중적으로 주식을 매수할 경우 발생하는 위험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의도인 셈이다.

이같은 투자전략을 개인투자자들도 본받을 만하다. 일단 매수대상을 연기금 전용펀드가 관심을 둘만한 종목군으로 좁혀놓는다. 그리고 투자자금을 일정 비율로 나눠 차례로 매수해 들어가는 게 좋다.한편 투신협회에 따르면 연기금펀드 46개(설정액 2조1000억원)중 7일 현재 31개 펀드가 원금 손실이 났다. 작년 11∼12월에 설정된 일부 펀드는 ‘1월 강세’ 영향으로 수익을 내고 있지만 2월말 설정된 펀드는 대부분 ―7∼―10%대로 수익률이 저조하다.

<이진·김두영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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