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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1년 4월 10일 19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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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거래일 동안 주가가 오른 날은 단 하루. 변변한 반등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반등을 기대할만한 여건이 전혀 만들어지지 않는 상태”라고 입을 모은다. 시장을 둘러싼 국내외 상황이 호전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지난해는 코스닥이 전체적으로 하락하는 중에도 일시적이나마 반등을 보인 시기가 있었다. 각 반등 시기별 증시 주변 여건과 현재 여건을 비교해본다.
▽지난해 3월 이후 세 차례 반등〓지난해부터 코스닥지수를 보면 의미있는 반등이 나타났던 시기는 5월25∼6월8일, 9월 25일∼10월 6일과 올해 1월2일∼16일까지 세 차례. 이 기간 동안 지수는 각각 47.1%, 22.7%, 47.8% 올랐다. 이에 앞선 하락기에는 각각 30%안팎으로 주가가 떨어졌다.
첫 번째 시기인 5월의 하락기 때는 나스닥이 큰 폭으로 떨어진 것이 결정타였다. 두 번째 시기인 8월말∼9월초의 경우 포드의 대우차 인수 포기가 불거졌고 ‘주가조작 세력 일제 소탕설’이 퍼져 시장을 위축시켰다. 연말에는 기술주들이 된서리를 맞으면서 나스닥과 코스닥을 함께 끌어내렸다.
3월말부터 시작된 지금의 하락기는 앞서 세 차례 하락기의 주변상황이 복합적으로 어울려있는 상황.
교보증권 이혜린 연구원은 “나스닥 폭락, 현대그룹 자금난, 리타워텍 주가조작 혐의 적발, 기술주의 실적 악화 발표 등이 맞물려 지수를 끌어내렸기 때문에 더욱 상황이 나쁘다”고 지적했다.
▽당시 반등기와 지금의 주변여건〓5월말부터의 반등은 나스닥의 반등이 이끌었다. 9월말∼10월초의 반등 때는 연기금 증시 투입 등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방어책이 나왔다. 올해초는 단기 낙폭과대라는 메리트로 급반등. 미국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도 한 몫을 했다.
지금은 어떤가. 이혜린연구원은 “연기금 투입, 미국의 금리인하는 더 이상 약발이 먹히지 않는다”고 말했다. 똑같은 사안이라도 당시는 호재가 됐지만 지금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 나스닥의 반등도 쉽게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가격 메리트를 노리고 투자할만큼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지지도 않았다고 이연구원은 지적했다. 현재 주가가 이동평균선에 비해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보여주는 이격도는 최근 하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 이동평균선에서 10% 정도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연구원은 “앞서 세 번의 반등기 때는 이격도가 70%대 초반이어서 가격 메리트가 충분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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