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삼성 창단 후 첫 우승

  • 입력 2001년 4월 6일 20시 37분


'V1'

삼성 썬더스가 팀 창단 이래 처음으로 한국 프로농구 챔피언에 올랐다.

삼성은 6일 잠실에서 열린 2000~2001 애니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LG 세이커스를 112-102로 누르고 종합전적 4승1패로 패권을 차지했다.

챔피언전 MVP는 주희정이 뽑혔다.삼성을 정규시즌 최다승 우승과 플레이오프 챔피언으로 이끈 주희정은 경기 직후 실시된 기자단 투표에서 66표 가운데 48표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다.

삼성은 97년 출범한 프로농구에서 98~99, 99~2000시즌에 이어 올해까지 3차례 플레이오프에 나선 끝에 마침내 정상에 올라 기아, 현대, SK에 이어 4번째 우승팀으로 이름을 올렸다.

프로농구가 시작되기 전인 78년 아마추어 삼성전자 농구단으로 남자 농구에 뛰어들어 농구대잔치에서 2차례(83~84, 87~88) 정상에 올라 당시 현대전자와 쌍벽을 이뤘던 삼성은 13년만에 프로무대에서 명문구단으로서 구색을 갖추게 됐다.

97년 원년 SBS 감독으로 프로농구에 데뷔한 김동광 감독도 정규시즌 100승 달성과 챔피언을 한꺼번에 거머쥐어 명장 대열에 합류했다.

5차전 삼성의 '영웅'은 아티머스 맥클래리였다. 비록 MVP는 놓쳤지만 맥클래리는 혼자 44점을 쏟아붓고 20개의 리바운드를 걷어내는 '원맨쇼'를 펼쳐 삼성 첫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삼성은 경기 초반부터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무스타파 호프를 내세워 착실히 골밑을 공략하며 외곽포를 앞세운 LG와 맞섰다.

삼성은 맥크래리 혼자 20점을 뽑아내 조우현 3개, 조성원 2개 등 5개의 3점슛을 터뜨린 LG에 32-31로 간신히 앞선 채 1쿼터를 마쳤다.

그러나 삼성은 이미 LG보다 우위에 선 것으로 검증된 포스트 공격이 확률이 높다는 점을 간파, 서서히 점수차를 벌려 전반을 60-52, 8점차로 앞서 승리를 예감했다.

승부가 삼성으로 뚜렷하게 기운 것은 맥클래리와 호프의 공격이 활기를 더하고 김희선, 주희정, 맥클래리, 문경은의 3점포 4개가 잇따라 터진 3쿼터.

주희정은 77-63에서 기습 3점포를 작렬, 80-63으로 점수차를 17점까지 벌려 LG의 추격권을 벗어났다.

86-72, 14점차로 4쿼터를 맞은 삼성은 고삐를 늦추지 않고 LG를 몰아붙여 좀체추격을 허용하지 않았고 경기종료 1분13초 전 주희정의 레이업슛으로 107-96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에릭 이버츠가 40점을 넣고 리바운드 12개로 고군분투했으나 센터 대릴 프루가 12점에 그친데다 주포 조성원마저 18점으로 제몫을 다하지 못해 더이상 버티지못했다.

여자농구와 대학농구만 지도해오던 김태환감독을 영입, 화려한 공격농구를 앞세워 최고 인기 구단으로 떠오른 LG는 비록 챔피언결정전에서 힘없이 물러났으나 창단이후 첫 챔피언결정전 진출 등 많은 수확을 거뒀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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