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아이에겐 이런 책을] 보물 찾는 아이들

  • 입력 2001년 4월 6일 19시 03분


◇힘겨운 아빠를 돕고 싶은 아이에게

“우리는 몰락한 집안을 일으키고 싶었는데…”(본문 160쪽)

엄마가 돌아가시고 나서 아빠는 몹시 앓았다. 그동안 아빠의 동업자는 어디론가 사라지고 학교에도 못 갈 정도로 가난해진 바스타블 집안의 여섯 아이들은 비밀회의를 열었다.

오스왈드: 있잖아, 우리가 나가서 보물을 찾아야 해. 몰락한 집안을 다시 일으킬 때는 항상 그런 걸 하는 거야.

앨리스: 우리가 뭔가를 해야 해. 금고가 달랑거려.

디키: 그래. 근데 뭘 어떻게 해야 한다는 거야?

노엘: 책을 전부 다시 읽어보자. 그러면 근사한 아이디어가 많이 떠오를 거야.

디키: 우리 10분만 가만히 있어보자. 그러면서 각자 보물을 찾는 방법을 생각해 내는 거야.

호오: 안돼! 30분!

오스왈드: 아주 무시무시한 노상 강도한테서 어떤 노신사를 구해내면 어떨까?

도라: 노상강도 같은 건 없어.

오스왈드: 그럼 죽음의 위험에서 구하자. 위험은 많으니까.

앨리스: 점 지팡이를 써보자. 손에 막대기를 들고 다니면 발 밑에 금이 묻혀 있는 곳에 왔을 때 막대기가 움직인대. 그러면 거길 파는 거야.

디키: 흥, 차라리 산적이 되는 게 낫겠다.

도라: 그건 나쁜 일이야.

디키: 그보다 신문에 ‘신사 숙녀 여러분 남는 시간을 이용해서 일주일에 2파운드를 손쉽게 벌 수 있습니다. 견본과 설명서를 받아보려면 2실링을 보내세요.’라고 써있어. 이건 어때?

아이들도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그러나 그 모습은 암울한 현실에 비해 조금도 어둡거나 궁상스럽지 않다. 아이들을 둘러 싼 어려운 환경이 그들 특유의 낙천성으로 인해 오히려 재미난 놀잇감이 되기도 한다. 그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더 어려운 이를 도우려는 따뜻한 아이들의 마음이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마법의 열쇠가 되기도 하고…. 5학년 이상이라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따뜻하고 재미있는 동화다.

에디스 네스빗 글 양혜원 그림 김서정 옮김. 293쪽 7000원 문학과지성사

(아침햇살아동문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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