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공항시대 첫날표정]탑승수속-검색-출국심사 15분

  • 입력 2001년 3월 29일 18시 32분


개항 첫날인 29일 인천국제공항 이용객들은 공항까지의 교통편과 공항 내 서비스 수준에 대해 대체로 무난하다는 평을 내렸으나 세부적인 편의시설에 대해서는 아직 보완할 점이 많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공항 내 시설이용에 돈이 너무 많이 든다거나 안내표지판 등의 미비, 경험부족으로 인한 직원들의 서비스 미숙 등이 개선할 점으로 꼽혔다.

이날 오후 1시10분 인천국제공항에서 오사카행 대한항공기를 탄 한경수씨(34·개인사업). 한씨는 오전 8시경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집에서 승용차를 몰고 출발했다. 일본 체류기간이 3일이어서 택시비보다 승용차 주차요금이 적을 것으로 판단했다.

교통이 혼잡하면 2시간 이상 걸릴 것으로 보고 서둘러 출발했지만 막상 공항 도착 시각은 오전 9시20분으로 1시간2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주차는 4월말까지 무료인 장기주차장을 이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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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씨는 주차장에서 공항 건물로 가는 길에 대한 안내표지가 없어 불편을 겪어야 했다. 주차장에서 셔틀버스를 타면 되지만 이를 모르는 일부 승객들은 불평하면서 잔디밭과 공사 중인 교통관제센터를 가로질러 공항 건물로 가기도 했다.

승객들은 전체 출입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표지판을 찾지 못해 매번 자원봉사자들에게 물었다. 이들 역시 손에 들고 있는 소형 안내책자를 보며 가르쳐주고 있어서 승객들은 답답해했다.

3층 항공사 카운터에서 탑승수속을 하는 데는 5분 가량, 출국 게이트를 통과해 보안검색과 출국심사를 마치는 데는 10여분이 걸렸다. 김포공항 시절과 비슷했다. 하지만 출국장에서 50개에 이르는 탑승구까지 걸어서 가려면 짧게는 5분에서 길게는 20여분 이상 걸렸다.

흡연실 안내표지를 찾을 수 없어 애연가 이용객들의 불편을 샀다. 또 8개인 환승 체크인 카운터 안내표지가 바로 앞에만 설치돼 있어 환승객들이 우왕좌왕하거나 종합안내소 직원의 안내를 받아야 했다. 29번 탑승구 앞 전화기 3대 중 동전용은 ‘고장’ 표시가 돼 있고 월드폰 카드용 전화기 2대는 작동 중이지만 카드를 팔지 않고 있었다.

입국한 승객들도 비슷한 불편을 겪었다.

오전 11시30분경 일본 후쿠오카에서 입국한 강정아씨(26·여·서울 서초구 반포동)는 “내렸을 때 안내하는 사람이나 표지판이 없어 출입문 찾기도 힘들었다”면서 “짐은 금세 찾았지만 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헤맸고 특히 외국인들은 더 헤매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어느 곳에서 택시를 타야 할지 몰랐던 그녀는 운좋게 10번 출입구로 공항을 빠져나온 덕에 서울 택시를 금세 찾을 수 있었지만 반대편 20번 이상 출입구로 나온 승객들은 무거운 짐을 들고 500여m를 이동해야 했다.

입국자들은 어느 곳에 어느 노선 버스가 정차하는지를 알려주는 안내표지판이 없어 우왕좌왕했다. 자원봉사자나 공항 직원들도 승객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김포공항 시절 출국자들은 서너명씩 출영객이 있는 경우가 많았으나 인천공항은 이용 비용이 비싸서인지 ‘나 홀로 출국자’가 눈에 띄게 많았다.

<박윤철·이동영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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