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증시 불청객 ‘高환율’ 진단 제각각

  • 입력 2001년 3월 27일 18시 33분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국내의 대표적인 증권사 2곳이 서로 엇갈린 전망을 내놓았다.

먼저 현대증권은 원화 환율 상승이 주식시장에 부담이 되겠지만 제한적인 영향을 미칠 뿐이라고 내다봤다. 원화 환율 상승은 수입 물가상승 압력을 강화해 소비자물가상승률을 당초 3.1%에서 3.8%로 올려잡았다. 하지만 이같은 물가상승 압력 증대 때문에 금융당국이 긴축정책을 채택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증권 이상재 경제조사팀장은 “올해 경제정책의 초점이 인플레 억제보다는 경기회복에 있다”며 “2분기(4∼6월)중 콜금리 추가인하를 포함해 금융완화정책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엔화 환율 상승이 2분기중 다시 안정되고 국내 경상수지도 악화되지 않을 것으로 진단해 주식시장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게 축소될 것으로 예견했다. 환율 변수가 새로운 하락계기가 되기보다는 주가의 상승반전을 지연시킬 뿐이라는 진단이다.

반면 LG투자증권은 엔화 환율 상승에 따른 GDP 감소폭을 추정하며 정반대 입장에 섰다. 엔화 환율이 10% 오르면 GDP가 1.1% 감소하고 20% 상승하면 2.2%, 30% 오르면 3.3% 각각 감소한다는 계산이다.

또 엔화 환율 상승으로 원자재 수입가격이 오르고 이어 물가가 상승하면 금융당국이 금리를 올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리 상승은 기업과 주가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는 것.

LG투자증권 김주형상무는 “엔화 환율이 130엔을 넘지 않으면 국내 경제가 악영향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일부에서는 엔화 환율이 150엔대까지 치솟을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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