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선글라스 4계절 패션으로

  • 입력 2001년 3월 22일 18시 40분


《선글라스가 4계절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고, 일반 안경 렌즈에도 형형색색의 컬러를 넣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바야흐로 ‘색안경’의 시대다.

백화점은 벌써 ‘여름’을 맞은 분위기다. 5월이 돼야 선글라스 매장을 여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몰려드는 손님들 탓에 대부분 2, 3월부터 문을 열었다. 현대백화점 서울 무역센터점은 2월 약 1억10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평년 여름의 80%선에 육박했을 정도. 서울 압구정동 ‘아이데스크’의 정광석 차장은 “요즘 손님들 10명 중 7, 8명은 렌즈에 색을 넣는다”고 말했다. 》

▽색(色)을 끼고 산다〓선글라스 렌즈의 채도는 낮아지고 안경렌즈의 채도는 높아져 외양만 보면 구분이 어렵다. 둘 다 사무실과 가정, 야외를 막론한 생활용인 탓에 ‘도수’를 넣는 것이 일반화됐으며 어슴푸레하지만 눈동자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게 특징. 분홍색 하늘색 노란색 회색 렌즈가 각각 붉은색 파란색 갈색 검은색 뿔테와 합쳐져 비슷한 색상 가운데 톤의 대비효과를 살리는 경우가 많다.

전반적으로 사각테가 우세한 가운데 복고 영향으로 ‘맥아더 스타일’이라 불리는 80년대 풍 통사각 잠자리테, 둥글넓적한 역삼각 형태로 비행기 조종사 안경과 닮은 ‘보잉스타일’이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베르사체 크리스찬디오르 불가리 등은 얼굴의 절반을 덮어버리는 것도 있다. 상대적으로 얼굴이 큰 경우는 ‘무테에 파스텔톤 컬러’가 잘 어울린다. 자세히 살펴보면 렌즈 윗부분은 진하고 밑부분은 옅은 ‘그레데이션’컬러를 사용한 게 많다.

황사현상과 자외선 노출에 대비하거나 쌍꺼풀 수술의 부기를 감추려는 ‘기능성’이나, 헤어밴드로 겸용하기 위한 ‘액세서리’, 사이클 마라톤 등 레저를 위한 스포츠 선글라스 용도로 색안경을 찾는 이도 적지 않다. 대학생 김송희씨(21·성신여대2)는 “심지어 영어학원에 서도 ‘스키 고글’형 선글라스를 끼고 수업을 듣는 남학생들이 있다”고 말했다.

▽검은 머리, 컬러풀한 눈〓‘색안경 붐’은 차태현 최진실 안재욱 컨츄리꼬꼬 고소영 이영자 등 연예인들이 방송에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오면서 확산됐다. 또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 해가 갈수록 봄이 짧아지는 추세도 한몫 했다. 한참 유행이었던 머리 염색이 차츰 ‘검은 머리’로 회귀현상을 보이면서 ‘대체재’로서 색안경의 수요가 높아진다는 분석도 있다.

인덕대 신효정 교수(의상심리학)는 “예전에는 남들과 비슷한 패션으로 안도감을 찾았지만 지금은 ‘뭔가 하나는 튀어 보여야 한다’는 심리가 널리 퍼져 있다”며 “궁극적으로는 ‘색’으로 자신만의 정체성을 드러내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인직기자>cij199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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