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해도 너무하네”…프로농구 용병 추태 갈수록 가관

  • 입력 2001년 3월 21일 18시 38분


맥클래리-에드워즈-하니발(위로부터)
맥클래리-에드워즈-하니발(위로부터)
박수갈채의 ‘중심’에서 ‘미운 오리새끼’로….

화려한 개인기를 앞세워 한국 프로농구 인기몰이에 앞장선 일부 외국인선수들이 플레이오프에 와서 신경질적인 플레이와 난폭한 행동을 일삼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20일까지 벌어진 플레이오프 4강전 4경기 동안 용병 3명이 테크니컬파울로 퇴장당했다.

19일 삼성과 SBS의 2차전에선 아티머스 맥클래리(삼성)와 데니스 에드워즈(SBS)가 욕설을 주고받으며 주먹다짐 일보직전까지 가 동반퇴장을 당했다.

바로 다음날인 20일 SK―LG전은 차마 눈 뜨고는 못 볼 지경.

SK 로데릭 하니발은 심판을 밀치고 퇴장명령을 받은 뒤 보조 전광판을 집어던지는 추태를 보였다.

용병들이 정규시즌과는 달리 플레이오프에서 거친 행동을 하는 일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97∼98시즌 나래 제이슨 윌리포드는 정규시즌 후반부터 욕설은 물론 거친 플레이로 야유를 받았다. 원년인 97시즌 ‘코트의 신사’라는 별명을 얻을 때와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인 것. 99∼2000시즌 현대와 SK의 챔피언결정전에선 로렌조 홀(현대)이 볼과 상관없이 교묘한 발걸기를 즐겨 상대 센터 서장훈이 부상하기도 했다.

문제는 과격한 행동이 날로 도를 넘어서고 있는 것.

용병들이 왜 플레이오프에서 돌출행동을 보이는 것일까? 비단 용병들만은 아니지만 각 팀 선수들은 정규리그와 달리 플레이오프가 단기전인 까닭에 ‘지면 안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 잡히기 마련. 그 중에서도 팀 전력의 절반을 책임진다는 용병들의 스트레스는 더욱 심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국내 연고가 전혀 없는 용병들은 ‘내가 최고’라는 자존심이 강해 상대팀 용병에게 뒤지는 걸 죽도록 싫어해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재계약 문제. 그동안 좋은 기록을 내지 못한 경우 재계약에서 탈락할 것을 염두에 두고 무리한 플레이를 하는 것.

세 번째는 심판판정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기 때문. 외국선수들에게 심판 휘슬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인상을 주는 경우가 자주 일어나 불만이 쌓인다는 것. 이러한 흥분된 상태에서 조그만 일에도 과격한 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전창기자>j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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