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용기타]휠체어를 탄 퍼스트레이디

입력 2001-03-16 19:12수정 2009-09-21 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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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변호사남편을 臺灣의 총통으로…

쭝녠황 지음 강명상 옮김

255쪽 8000원 태명

1985년 11월의 어느 날, 타이완 타이난(臺南)현의 현장선거 유세장 부근. 트럭 한 대가 30대의 여성을 덮쳤다. 여인을 쓰러뜨린 트럭은 되돌아 다시 돌진해왔다. 두 번, 트럭에 깔린 여인은 후보 천수이볜의 부인 우수전(吳淑珍)이었다.

누가 보아도 정치테러의 혐의가 짙었지만 누구도 현장의 진실에 접근할 수 없었다. 15년 뒤, 전세계 외신은 ‘휠체어를 탄 총통부인’ 앞에 플래시를 터뜨렸다.

남편 때문에 두 발로 일어설 수 없게 된 우수전. 그에게 보내진 ‘응원표’가 천수이볜 총통을 당선시키는 데 큰 원군이 된 것은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그 뿐만이 아니었다. 수줍고 말없은 변호사 천수이볜을 오늘날의 엘리트 정치가로 변신시킨 주인공이야말로 바로 부인 우수전이었음을 이 책은 알려준다.

1979년, 반정부 시위대가 폭도의 누명을 쓰고 투옥된 ‘메이리다오 사건’이 발생했다.

변호 의뢰를 받은 천수이볜은 주위의 권고로 변호를 포기하려 했다. ‘이런 사건을 피하려면 뭣하러 변호사가 됐어요?’ 그를 격려해 신변의 위험을 무릅쓰고 긴 투쟁의 길에 들어서게 한 사람은 부인 우수전이었다. 이 일로 현실의 모순에 눈뜨게 된 천수이볜은 정치의 길에 투신하게 됐다.

천수이볜이 명예훼손 사건에 연루돼 투옥되자 그가 대신 입법의원에 당선돼 ‘활동성적 1위’의 성적표로 엘리트 커플의 주가를 높였다.

최근 천수이볜 총통은 여비서와의 불륜설에 시달렸다. 만일 우수전이라면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이 책은 정치에 투신한 직후부터 천수이볜이 불륜과 관련된 숱한 비방에 시달렸고, 그 때마다 부인의 반응은 한결같았음을 보여준다. “그런 얘기는 믿지 않아요. 정치 밖에 모르는 이런 남자를 나 아니면 누가 좋아하겠어요?”

<유윤종기자>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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