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부동산投信 또 '불티'?...작년 출시 2분만에 매진

  • 입력 2001년 3월 13일 19시 06분


은행예금 금리가 인하돼 시중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리면서 부동산투자신탁 상품이 잇따라 선보인다. 부동산투자신탁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수익을 올리면서, 주식이나 채권보다 안전하고 원할 경우 아파트도 분양받을 수 있는 장점을 갖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민은행이 은행에서 처음으로 부동산투자신탁을 도입했을 때 단2분만에 목표금액 130억원을 모집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작년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면서 11월을 끝으로 부동산투자신탁 상품 판매가 중단됐다가 최근들어 다시 판매하려는 은행들이 늘어나고 있다.

▽어떤 상품이 나오나〓국민은행은 오는 16일부터 400억원을 목표로 ‘빅맨부동산투자신탁 5호’를 판매한다고 13일 밝혔다. 만기는 15개월이며 예상수익률은 연7.6∼8.0%.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연6.5%안팎)는 물론 실적배당상품인 어음관리계좌(CMA, 7.5%선)와 공사채형수익증권(9∼10%선)에도 뒤지지 않는 수익률이다. 특히 가입자가 원할 경우엔 아파트를 분양받을 수도 있는 것이 장점이다.

개인과 법인 모두 가입할 수 있으나 1인당 한도는 1000만원 이상 5억원 이내이다. 투자대상은 삼성물산이 시공하는 대전광역시 가장동 부지의 삼성래미안 재건축 아파트. 국민은행은 이 아파트의 일반분양분을 선납할인 방식으로 매입해 투자할 예정이다. 미분양분에 대해서는 제3자 분양이나 삼성물산 환매를 통해 원금을 회수할 예정이어서 안정성도 높다.

조흥은행도 오는 4월말이나 5월초 700억원 규모의 CHB부동산투자신탁2호를 판매할 예정이다. 현대산업개발이 강서구에 짓는 아파트가 투자대상. 하나은행도 4월에 300억∼400억원 규모의 부동산투자신탁3호 상품을 시판할 계획이다.

▽부동산투자신탁은 어떤 상품인가〓부동산투자신탁은 은행들이 판매하고 있는 신탁상품의 일종. 일반적인 신탁상품은 고객들로부터 모은 돈을 주식이나 채권 등에 투자해 이익이 남으면 이를 투자자에게 되돌려주는 증권투자신탁이다. 부동산투자신탁은 부동산에 투자한다는 점에서만 차이가 난다. 부동산을 매입·개발·임대하거나 MBS(주택담보저당채권) 등 부동산관련 유가증권 등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운용한다. 7월부터 시행되는 REIT(부동산투자회사)는 회사형 투자신탁인 뮤추얼펀드라는 점에서 부동산투자신탁과 약간 다르다.

지금까지 판매된 은행의 부동산투자신탁은 7개 1740억원어치. 국민은행이 4개 930억원으로 가장 많고 △조흥은행 1개 650억원 △하나은행 2개 160억원 등이다. 만기 1년∼1년6개월로 판매된 이들 상품은 현재 연8.7∼12.0%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중도에 돈을 찾을 수 없다는 게 단점. 꼭 필요한 규모의 자금만 모아 사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도중에 자금이 이탈하면 목적사업 수행에 차질이 빚어지기 때문이다. 돈이 묶이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은행들은 가입금액의 80%까지 신탁금액을 담보로 대출해주고 있다.

<홍찬선기자>hc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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