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지수 500선이 멀지 않다〓이날 매도공세를 펼친 주체는 단연 외국인투자자였다. 외국인은 증권거래소에서 700억여원어치를, 코스닥시장에서는 3억여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해 지수하락을 부채질했다.
거래소에서는 은행과 증권 등 금융업종이, 코스닥시장은 벤처와 기타(인터넷 등)업종이 집중타를 맞았다. 대우증권 이종우 연구위원은 “거래소의 금융업종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기 때문에 매도공세를 버티지 못하고 크게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증권업계에서는 종합지수 550선이 힘없이 무너지면서 다음 지지선을 찾느라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적지 않은 전문가들은 종합지수가 500선까지 밀릴 최악의 시나리오도 각오해야 한다는 비관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LG투자증권 황창중 팀장은 “이날 나스닥지수선물이 크게 하락하면서 투자자들이 나스닥지수가 2000선 밑으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기정사실화한 것 같다”며 “일단 박스권이 무너지면서 500선 지지를 시험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당분간 투자는 신중하게〓전문가들은 종합지수 500선, 코스닥지수는 70선을 지지선으로 각각 설정하면서도 미국 나스닥지수의 동향이 중요한 변수라고 입을 모았다. 나스닥지수가 유동적이기 때문에 국내 지수에 대한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라는 것이다.대우증권 이연구위원은 “작년말까지는 국내 증시의 최대 호재는 과도한 주가하락이었지만 이제 나스닥지수가 더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주가하락 변수는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투자 자제를 권했다.또 국내 증시의 최대 버팀목인 연기금의 경우 보수적으로 투자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추가 하락을 막는 역할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그러나 SK투신운용 장동헌 본부장은 “단기적인 시장 전망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지만 멀리 보고 투자한다면 악재가 집중되는 지금이 오히려 투자 기회일 수도 있다”는 역발상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