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12월 결산법인 99% "10조 엉터리 회계"

입력 2001-03-08 18:59수정 2009-09-21 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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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이 99년 말 기준 회계처리를 잘못했다고 1년 뒤 바로잡은 금액이 1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종전에 당기순이익을 부풀려 잡았다가 나중에 이를 털어낸 것으로 분식회계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기업평가는 8일 “12월 결산법인의 주주총회를 앞두고 7509개 법인의 2000년말 회계결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전기오류 수정손익’ 항목이 모두 10조7865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전기오류 수정손익 항목이란 기업이 “1년 전 회계처리가 잘못됐으니 1년 늦게나마 바로잡겠다”며 스스로 신고하는 항목. 회계사들은 “분식회계를 자백한 동아건설도 98년 1조1000억원을 바로잡았다”며 “전기오류 수정은 고의건 실수건 회계처리 잘못을 바로잡는 항목으로이익을 ‘조절’하는 용도로 쓰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기평에 따르면 조사대상 법인 가운데 ‘회계처리 잘못’을 인정한 곳은 99.4%였으며 업체당 13억원꼴이다.

오류수정금액은 98년 초 2조4788억원에서, 99년 초 7조6854억원, 2000년 초 10조7865억원으로 최근 급증하는 추세.

한 회계사는 “99년 초 발표된 회계보고서에 ‘오류 수정’이 크게 늘어난 것은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전인 97년에 경기가 얼어붙으면서 기업들이 적자를 감추려고 이익을 부풀렸다가 그 후 경기가 회복되면서 엉터리 회계를 털어내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이 항목을 이용하는 기업들이 워낙 많아 어느 곳이 분식이고 어느 곳이 정직한 반영인지를 확인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금감원의 다른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년 전 회계처리가 잘못됐다’는 보고는 영락없는 소송 대상이어서 사소한 실수 이외에는 이용하기 어렵다”며 “전체기업의 5% 가량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승련기자>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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