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社CEO선정 뒷얘기]非호남 배려 지역편중 시비 차단

  • 입력 2001년 3월 6일 18시 54분


최근 선임된 정부주도 금융지주회사 최고경영자(CEO)들은 거의 ‘비(非)호남’ 인물들이다.

금융지주회사 CEO로 발탁된 윤병철(尹炳哲) 하나은행 회장은 경남 거제 출신. 정부 관계자는 “현정부 출범 후 관계 금융계 인사에서 특히 부산 경남 출신의 피해 의식이 적지 않았다”면서 “이번은 상당히 파격적 인사”라고 말했다.

금융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되는 4개 은행장 인사에서도 비슷한 양상이 이어졌다. 신임 이덕훈(李德勳)한빛은행장은 서울, 황석희(黃錫熙)평화은행장은 강원 춘천이 고향이다. 광주 출신인 엄종대(嚴鍾大)광주은행장과 부산 출신인 강신철(姜信哲)경남은행장의 경우 지방은행의 특성상 당연하다고 볼 수 있다. 주요 시중은행 CEO에 모두 비호남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이변’이 일어난 것이다.

이같은 인선은 진념(陳稔)경제부총리의 의지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진부총리는 자신이 호남(전북 부안)출신이지만 이번에도 ‘지역 편중인사’가 이뤄질 경우 향후 금융구조조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왔다. 특히 윤병철회장 선임과 관련, 인선위원회쪽에 특정 인물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금융시장을 잘 알되 가급적 비호남 인사’를 추천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한 금융계 인사는 “이번에 선임된 일부 금융은행장의 전문성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도 있지만 최소한 ‘지역 편중 시비’에서 벗어난 것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말했다.

<권순활기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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