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신선우 감독 “착잡하지만 마무리 잘해야지요”

  • 입력 2001년 2월 27일 19시 22분


“안타까운 마음이야 말로 표현할 수 없지요.”

프로농구 현대 걸리버스 신선우 감독(45·사진)은 착잡하다. 20년 넘게 인연을 맺은 현대 농구단의 시작과 마지막을 곁에서 지켜봐야 한다는 아쉬움 때문이다.

신감독은 혈기왕성했던 20대 초반 이후 현대를 떠나 본 적이 없다. 연세대 4학년 때인 1977년 여름 당시 창단을 앞둔 아마추어 현대중공업 농구단과 입단 가계약을 한 뒤 이듬해 원년 멤버로 코트를 누볐고 은퇴 후에는 잠시 일반직 사원으로 현대에 몸담았다. 또 지도자로 변신해서는 실업 현대전자 감독에 이어 프로에서도 원년부터 줄곧 현대의 사령탑을 맡았다. 현역 시절에는 현대의 농구대잔치 원년 우승을 이끌었으며 프로에서는 3년 연속 정규리그 우승과 2년 연속 챔피언을 일궈냈다.

최근 팀이 모기업 현대전자의 자구책에 따라 매각이 결정되면서 흔들렸던 그는 27일 금강고려화학에 인수된다는 공식발표를 막상 접하고는 씁쓸한 심정을 감출 수 없었던 것.

신감독은 “현대 계열의 스포츠팀 가운데 가장 먼저 시작된 농구팀이 문을 닫는다니 섭섭하다”며 “환경 변화가 워낙 빨리 일어났고 거기에 적응하지 못해 팀이 넘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른 것 같다”고 말했다. 매각이 확정된 가운데 현대는 올 시즌 잔여 경기를 현대 유니폼을 입고 매듭짓게 된다.

신감독은 “현대 농구단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남은 게임에 충실히 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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