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데이트레이딩 "이젠 누구나 고수"

  • 입력 2001년 2월 27일 18시 34분


“나도 하루아침에 능숙한 데이트레이더로 변신할 수는 없을까.”

연초에 종합주가지수가 기세 좋게 오른 뒤 맥없는 장이 이어지면서 많은 개인투자자가 품음 직한 바람이다. 더구나 개별종목 장세에서는 손놀림이 빠른 투자자들이 수익을 내는 데 한층 유리하다. 증권정보포털사이트인 팍스넷에서 분리해 작년 7월 설립된 델타익스체인지가 ‘초보를 고수로’ 만들어 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증권사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으로 매매하는 투자자라면 손쉽게 데이트레이더로 탈바꿈할 수 있는 프로그램(가칭 GTS)이다.

많은 데이트레이더가 즐겨 사용하는 ‘상한가 따라잡기’를 예로 들자. 시초가가 상한가로 치솟았다가 주춤한 뒤 다시 상한가로 오르면 추가상승여력이 많은 종목이다. 데이트레이더들의 머리 속에는 이런 종목들이 입력돼 순식간에 주문을 낸다.

하지만 초보투자자는 대상 종목들을 찾느라 시간만 허비할 뿐이다. GTS는 개장 직후부터 오전 9시10분까지 이런 종목들을 선별해 일목요연하게 모니터에 띄워 준다. 투자자들은 이중에서 골라 주문을 내기만 하면 된다.

GTS는 또 ‘테마종목 알림기능’도 있다. 반도체값이 올라 삼성전자 주가가 상승하면 반도체장비업체인 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도 같이 오르는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동반 상승하는 2, 3개 종목을 모니터로 보여준다. 역시 투자자는 이중에서 골라 주문을 내면 된다.

‘하한가 탈출종목’과 ‘체결매수 급증종목’ 등도 보여 준다. 하한가 탈출은 연속 하한가를 기록하다 반등기미가 보이는 종목을 골라 준다. 이런 종목은 상승폭이 크다고 한다. 체결매수량이 1000주대였다가 갑자기 1만주대로 늘어나는 것도 좋은 매수대상으로 꼽힌다.

델타익스체인지가 개발한 GTS에는 데이트레이더가 자주 사용하는 이같은 기법 30가지가 내장돼 있다. 따라서 투자자들은 자신에게 적합한 기법을 선택할 수 있다.

실제로 델타익스체인지 직원인 황성환씨(24)는 GTS의 기법을 이용해 메리츠증권이 최근 주최한 수익률게임에서 479%의 수익률을 거둬 우승을 차지했다. GTS를 접하기 전 황씨는 데이트레이더와는 거리가 먼 투자자였다고 한다.

GTS 개발을 주도한 델타익스체인지 권정태 공동대표는 수도권의 ‘고수 데이트레이더’ 20여명을 만나 각자의 비법을 전수 받았다. 개발팀 내 일부 직원들은 “이 기법들이 공개돼 사용자가 늘어나면 우리는 어떻게 먹고사나”며 걱정하기도 했다.

델타익스체인지는 GTS에 ‘전용주문시스템’기능 등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와는 별도로 주요 증권사가 각자의 HTS에 GTS기능을 덧붙일 수 있도록 영업을 하고 있다. 사이버고객이 상대적으로 적은 증권사가 적극적이라는 게 델타익스체인지측의 설명이다.권 대표는 “프로야구시대가 열린 뒤 야구를 잘하는 선수들이 큰돈을 벌 수 있었던 것처럼 주식투자도 좋은 시스템을 사용한다면 안전하면서도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강조했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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