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와 놀아나다]오감자, 무림고수 윤다훈

  • 입력 2001년 2월 23일 18시 04분


어지러운 세상을 평정하고자 무림지존 윤다훈이 현란한 무공을 펼친다. 어험, 난세에는 영웅이 필요한 법.

무협영화에서 쓰일 법한, 슈우웅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깔린다. 때는 바야흐로 감자 춘추전국 시대. 우후죽순 변방감자들이 속출하여 평화롭던 감자세상 어지럽네. 저마다 깃발을 꽂고 혹세무민하는 변방감자들. 오호, 이런 난세를 누가 구원하랴.

이때 세상의 어지러움을 염려하는 무림의 고수가 있었으니 이름하여 오! 감자 윤다훈. 때깔 고운 붉은 빛의 무림복을 입고 위풍도 당당한 모습. 하지만 자세히 보니 머리 위의 모자는 어쩐지 요리사 모자 같네그려.

휘오오~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르는 절대 고수 윤다훈. 내공의 깊이가 몇 곱절인지 가늠할 수 없는 숨막히는 경공술! 마치 춤을 추듯 가볍게 장풍으로 변방감자들을 쓰러뜨리고 감자표창으로 적들을 무찌른다. '누가 이 맛을 당하랴 절대감자 오감자'

표표히 땅 위로 내려오는 멋지디 멋진 윤다훈. 아아 그러나 본성은 어쩔 수 없는 것일까. 금새 망가지고야 마는데. 싸울 때의 그 멋진 폼은 어디로 가고 웃음이 흐르는 눈매와 엉덩이를 옆으로 내민 코믹한 포즈.

그리고 감자세상을 평정한 득의양양한 웃음을 터뜨린다. 아하하항~ 마치 여자 목소리처럼 하이톤으로 울려 퍼지는 '기괴한' 웃음소리는 이 광고 최대의 재미다. 한마디로 앙천대소.

한편의 무협영화를 보는 듯한 구성. 배우들은 연기만 하고 중후한 목소리의 내래이션이 상황을 끌어간다. 무엇보다 마지막을 갈음하는 윤다훈만의 독특한 포즈와 웃음소리는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광고의 설정처럼 감자세상만큼 어지러운 곳도 없을 것이다. 그만큼 치열하고 재미있는 광고가 속출하는 제품이기도 하다. 한때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어처럼 번지던 '불량감자' '일등감자' 시리즈만 해도 그렇다.

요즘에도 새로운 광고로 각축전을 벌이는 중이다. 오리온 <오감자>가 무협영화를 코믹하게 버무렸다면 원빈이 등장하는 해태제과 <섹시감자>는 멜로영화의 형태를 빌어온 셈이다. 공교롭게도 두 제품이 영화적인 요소로 꾸며졌다.

오감자의 무림고수로 분한 윤다훈은 적역인 것 같다. 그는 오랫동안 강호(연예계)를 떠돌던 무명검객이었고 그간 남몰래 쌓은 내공으로 요즘 빛을 발한다.

세 친구의 비중 있는 주연으로, 두 남자 쇼의 MC로, 영화 자카르타까지 장르를 넘나들며 활약하는 팔방미인 윤다훈. 코믹연기뿐 아니라 오래 익은 그의 맛이 깊게 우러나길 바란다.

김이진 AJIVA77@chollia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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