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나스닥 중증인가 코스닥 "깜짝"…추락

  • 입력 2001년 2월 22일 18시 36분


올 들어 미국 주식시장으로부터 독립한 듯한 양상을 보이던 국내 증시, 특히 코스닥시장이 다시 ‘미국 영향권’으로 되밀려 들어갔다. 22일 코스닥종합지수는 올 들어 가장 큰 하락폭인 5포인트 넘게 떨어졌다. 종합주가지수도 11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이틀 연속 하락했다.

▽나스닥 하락이 동조화 불러〓미국 나스닥시장은 전날 2268.93을 기록하며 연중 최저수준으로 주저앉았다. 이 같은 나스닥지수는 99년 3월 이후 2년 가까운 기간 중 가장 낮은 수준이기도 하다. 나스닥지수는 1월 24% 정도 올랐지만 2월 들어 상승폭보다 더 많이 떨어졌다.

나스닥지수 하락은 미국 물가지수가 높게 나온 게 큰 요인이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물가안정을 전제로 금리를 인하해 경기회복을 유도한다. 그런데 물가가 올라 금리인하 가능성이 적어지고 이는 증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결과를 낳았다.

삼성투신운용 김기환 상무는 “코스닥지수는 나스닥지수가 조만간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그동안 독립적인 상승추세를 보였다”며 “하지만 나스닥지수가 미국 경제의 회복이 어렵다는 신호를 보내자 코스닥시장이 깜짝 놀라 충격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미국 우산’ 벗어나기 힘들다〓금리인하가 미국 증시 회복의 ‘열쇠’로 작용하기 힘들다는 전망이 많다. 금리가 1월에만 1%포인트 내려갔지만 증시에는 효과가 없었다. 대우증권 김영호 연구위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하려면 경기가 회복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 내에서 첨단기술주의 회복 가능성을 낮게 보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이날 거래소시장에서 외국인투자자가 삼성전자와 SK텔레콤 등을 많이 판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첨단기술 관련 종목이 많은 코스닥시장도 예외가 될 수 없는 상황이다.

대우증권 김 연구위원은 “나스닥지수가 떨어질 때 종합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횡보하거나 상승하는 양상을 보였다”며 “미국 증시의 침체 양상이 심각해질 경우 국내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증시전망과 대응요령〓많은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내부 여건이 버텨 준다면 당분간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선경래 팀장은 “거래소시장은 560∼600선에서 오르내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코스닥시장도 횡보 장세가 예상된다는 것.

미래에셋 선 팀장은 “요즘 개인투자자들은 지수가 떨어질 때 사고, 오를 때 팔고 있어 박스권 장세에 적절한 매매 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증권주 등에 관심을 갖고 거래하는 게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진기자>leej@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