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메릴린치, 하루에 SK텔레콤 13만주 처분

  • 입력 2001년 2월 22일 16시 04분


메릴린치증권이 22일 증시에서 SK텔레콤을 무려 13만6500주나 장중에 처분한 것으로 드러나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외국인들이 SK텔레콤을 대량 내놓고는 있으나 단일 증권사에서 이처럼 엄청난 물량을 쏟아내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같은 매도규모는 올들어 SK텔레콤에 대한 메릴린치의 하루 평균 거래규모 2146주의 60여배를 뛰어넘는다는 점에서 엄청난 규모다.

이날 처분한 물량은 메릴린치가 올들어 지난 21일까지 거래한 SK텔레콤 총 거래량 8만1580여주(매도 포함)보다도 많은 것이어서 관심이 증폭되는 것이다.

특히 메릴린치는 지난달 11일자 보고서에서 "SK텔레콤의 주당순이익이 하락할 것"이라고 진단했음에도 당시에는 순매수 기조를 유지, 궁금증이 더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메릴린치 관계자는 "창구를 통해 매도주문이 들어왔을 뿐"이라며 매도이유에 대해 정확히 밝히지 않고 있다.

SK텔레콤이 부진한 것은 당기순이익이 예상했던 것보다 적게 나왔고 기대됐던 NTT-도코모와의 전략적 제휴가 SK그룹이 제시한 오는 3월말까지 성사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또한 외국인들이 지난달 15일 SK측에서 시그마Ⅵ로 넘긴 지분에 대해 석연치 않은 반응을 보이는 것도 주가하락의 요인이 되고 있으며, 예상과 달리 IMT-2000사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닌 것으로 유력시되는 것도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그럼에도 불구, 국내서는 몇안되게 펀더멘털이 튼튼한 기업에 대해 하루에 13만6500주씩이나 내던진데 대해서는 국내 증시 전문가들도 혀를 내두르고 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메릴린치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장중 20만원선이 깨졌지만 다른 외국기관들이 4000여주 순매수해준데다, 특히 장 후반 낙폭을 크게 줄이는데 성공, 주가 동향은 긍정적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 팀장은 "SK텔레콤이 일단 소나기는 피했다"면서 "그러나 햇빛이 날 때까지 추격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말했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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