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한 부총리 교육위서 '호된 신고식'

  • 입력 2001년 2월 19일 20시 18분


한완상(韓完相) 부총리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이 19일 국회 교육위 전체회의에 첫 출석, 업무보고를 하면서 야당의원들의 `가치중립'을 요구하는 질의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가장 먼저 총대를 멘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의원은 "`정부에 개혁 주체가 없으며 반개혁세력이 저항하고 있다'는 한 장관의 발언이 있었던 것으로 아는 데 반개혁세력은 도대체 누구를 말하는가"라며 야당의 `입'다운 발언으로 포문을 열었다.

권 의원은 "한 장관의 가치편향적인 사고를 우려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특히 교육분야는 편향을 경계해야 한다"면서 최근 한 지방교육청이 일선 학교에 정부의 `경제정책' 홍보지침을 시달한 사례를 들어 "한 장관이 저서에서 밝힌 `나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도 포용해야 한다'는 말은 어디에 갔는가"라고 추궁했다.

그는 특히 "프로필을 보면 충남 당진, 경북 금릉, 대구 등으로 출신이 여러 곳 등장하는데 도대체 뭐가 맞느냐"며 "과거 문민정부때는 `대구·경북'(TK)로 했다가 그 이후엔 `충남'으로 해 유리함을 취한 것은 아닌지 의문스럽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같은 당 김정숙(金貞淑) 의원도 "보편타당하고 중립적인 가치관이 서야 한다"면서 "남북관계에서 속도조절론 등을 주장하는 사람들을 냉전사고에 찌든 사람으로 몰아붙이는 시각은 교육 수장으로서 곤란하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어 "교육계에는 보수적인 사람들도 많은데 이들을 모두 냉전주의자로 몰아붙이면 통일교육은 과연 어떻게 할 것인 지 걱정"이라고 덧붙였다.

황우려(黃祐呂) 의원도 `자유민주주의와 민족주의'의 우선적 문제 등을 거론하면서 "개인적인 가치를 교육현실에 직접 적용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가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추궁했다.

반면 민주당 의원들은 한 장관의 덕망과 경륜 등을 높이 사면서 "백년대계 수장이 자주 바뀌어 왔다. 그래선 곤란하다. 대통령 잔여임기까지 함께 하길 바란다"고 지원사격을 아끼지 않았다.

이에 대해 한 장관은 "역지사지하는 자세로 대화하면서 잘 풀어나갈 것이고, 큰틀에서 생각하다 보면 모든 게 잘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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