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증시]이번주 뉴욕증시, 소비자물가지수발표에 주목

  • 입력 2001년 2월 19일 11시 54분


지난 주 뉴욕증시는 노텔네트웍스, HP등 첨단기술주들의 실적악화로 상승모멘텀을 찾지 못하고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설상가상으로 도매물가가 예상 밖의 오름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나자 월가는 연준리(FRB)의 추가 금리인하폭이 제한되지 않을까 우려하면서 3대지수가 폭락하는 형세를 연출했다.

월가는 이번 주 역시 월마트 홈 디포우같은 대기업이 실적발표와 인플레의 중요한 지표인 소비자물가지수 발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소비자 물가지수가 향후 FRB금리인하의 향방결정

특히 소비자물가지수의 경우 향후 FRB의 정책향방을 가늠할 수 있는 요소로 중시된다. 지난 달 FRB가 1%포인트나 금리를 인하하며 경기회복을 위한 긴급처방을 내릴 수 있었던 이유도 인플레압력이 제어할 만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앨런 그린스펀 연준리 의장은 최근의 각종 증언에서 "인플레가 통제할 만한 수준"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해 왔으며 각종 지표 역시 인플레의 압력보다는 경기둔화의 양상을 더 강하게 반영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주 발표된 생산자물가지수는 월가의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1월중 도매물가가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웃돌며 1.1%나 상승해 1990년 8월 1.3%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FRB가 싸워야할 상대가 경기둔화뿐만 아니라 인플레압력까지 확대되면서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스태그플레이션을 우려하는 목소리까지 들려오고 있다.

따라서 이 같은 인플레 압력은 추가금리인하에 따른 기대심리가 큰 몫을 하고 있는 현 증시에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은 21일(현지시각) 발표될 1월의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달과 동일한 0.2%정도 오를 것으로 예측하고 있었으나 지난 주 발표된 도매물가가 1.1%나 급등한 것에 영향을 받아 이보다는 약간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월가의 한 전문가는 "인플레경향을 나타내는 지표는 상당히 중요하다"며 "이 같은 시점에서 FRB는 인플레를 나타내는 각종지표들을 세심히 관찰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속되는 대기업의 실적발표

미국 내 제1의 소매업체인 월마트와 홈 디포우의 실적도 관심의 대상이다.

전문가들은 월마트의 회계연도 4/4분기 순이익이 전년동기보다 1센트 오른 주당 44센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홈 디포우는 전년 동기보다 5센트 모자란 주당 20센트의 순이익을 낼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대부분의 기업들이 경기둔화의 영향으로 전문가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는 실적을 발표했기 때문에 이들의 실적도 그리 좋지는 못 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내다보고 있다.

뱅크 오브 아메리카 캐피탈의 포트폴리오 매니저인 월트 크재이키는 "투자자들은 기업들의 실적에 주목하고 있다"며 "기업들의 실적악화발표가 진행될수록 증시반등의 순간은 다 가까이 다가오고 있다"고 말해 향후 주가반등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새로운 악재의 출현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공습재개소식도 유가상승의 우려를 반영하며 악재로 돌출하고 있다.

매파로 불리는 샤론 이스라엘 총리당선자와 부시행정부가 펼치는 '힘의 외교'가 중동지역에 새로운 분쟁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미국과 이라크,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분쟁은 결국 전세계 원유생산량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중동시장의 원유생산에 타격을 주며 국제원유가격의 폭등세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폭격소식이 알려지면서 필라델피아 정유지수는 0.04%상승했고 미국증권거래소 정유가스 지수도 0.3%올랐다.

한편 19일 미국증시는 프레지던트데이를 기념하기 위해 하루 휴장한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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