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힐러리 "부시는 말뿐인 리더십 버려라"

  • 입력 2001년 2월 14일 18시 51분


“말뿐인 리더십은 필요 없다.”

의회 초년병으로 첫 공식 무대에 선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민주·뉴욕)이 13일 남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후임자인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퍼스트 레이디 시절 의료 개혁에 남다른 열정을 보였던 힐러리 의원은 이날 상원 첫 연설에서 “지난해부터 미뤄지고 있는 ‘환자의 권리장전’ 법안이 조속히 처리돼야 한다”면서 “부시 대통령은 말뿐인 지도력을 진짜 실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공격했다.

힐러리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1조6000억달러 감세안으로 인해 보건예산 증액 재원이 고갈될 것”이라며 강력히 반대하고 “예산을 심의하는 동안 우리가 대표하고 있는 국민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힐러리는 이날 15분간의 연설을 통해 “7년 전 의료개혁안을 갖고 이 자리에 섰을 때는 미숙한 점이 많았다”면서 “초당적인 협력의 중요성 등 입법과정에 관한 소중한 교훈들을 많이 배웠다”고 말해 앞으로 의정 활동을 활발하게 펼칠 생각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힐러리 의원의 첫 연설은 그녀의 ‘이름 값’에 어울리지 않는 매우 초라한 분위기에서 이뤄졌다. 초선의원이라 의원들의 참석률이 매우 낮은 오전에 연설을 했기 때문에 의석에는 단 3명이 자리를 지켰고 기자 10여명에 급사 6명, 관광객 20여명이 전부였던 것. 힐러리는 연설 후 의료 개혁 문제에 남편이 어떻게 조언했느냐고 기자들이 묻자 웃음으로 답을 대신했다. 남편이 사무실을 값비싼 뉴욕 맨해튼에서 할렘으로 옮기기로 결정한 것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잘한 일’이라고 촌평을 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