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고삐'작가 윤정모 "나는 매맞는 아내였다"

  • 입력 2001년 2월 13일 19시 07분


소설 ‘고삐’의 작가 윤정모(55)씨가 처음으로 자신의 개인사를 고백했다.

최근 출간된 자전 에세이 ‘우리는 특급 열차를 타러 간다’(눈과 마음 刊)에서 윤씨는 8년 연하의 전 남편과의 ‘잘못된 만남’에서 비롯된 일들을 상세히 적고 있다.

그의 불행이 ‘바람둥이’였던 전 남편의 외도와 폭력에서 비롯됐다는 것은 문단에서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던 사실. 지난해 결혼 20여년만에 합의 이혼한 것도 남편의 사업부도 때문인 것으로 외부에 알려졌지만 윤씨는 신혼초부터 줄곧 이혼을 요구해왔다고 이 책에서 밝히고 있다.

이 책에 따르면 결정적으로는 그의 마음이 돌아선 것은 아들 대신 딸을 낳았다는 이유로 시댁으로부터 받았던 수모였다. 그는 결국 “내가 낳은 생명이 딸이라고 해서 모욕을 받아도 된단 말인가? 딸도 훌륭하게 클 수 있다는 것을 반드시 증명하겠다”고 시댁에 선언하고 97년말 딸과 함께 영국유학 길에 올랐다.

하지만 영국 생활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영국 모 대학의 교환교수직이 무산되고 생활비도 부족했기 때문. 딸은 아르바이트로 학비를 벌고 그는 지난해 출간된 장편소설 ‘슬픈 아일랜드’의 인세를 받아 지하 단칸방에서 어렵게 생활해왔다.

딸 김솔지(24)씨가 지난해 런던대 예술사학과에 입학하면서 모녀의 영국 생활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은 상태. 신작 소설의 출판 계약을 위해 잠시 한국에 들어와 현재 인천에서 칩거 중인 그는 올 여름 다시 영국으로 갈 계획이다.

<윤정훈기자>diga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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