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DVD산책]모차르트 '레퀴엠'

  • 입력 2001년 2월 11일 19시 25분


1990년대 들어 대음반사들은 전체 음반 제작 비용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녹음실 사용료를 절감하기 위해 스튜디오 녹음을 줄이고 대신 연주회의 실황을 그대로 녹음한 라이브 음반의 발매 비중을 대폭 높였다.

메이저 오케스트라의 중요한 기획 연주회는 대부분 음반사의 실황 녹음과 함께 방송국의 영상 녹화가 동시에 이루어져 위성을 통해 세계 각국으로 방송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이 덕분에 90년대 이후에 음반으로 발매된 연주회의 실황들은 대부분 영상 자료가 동시에 존재한다.

독일 라이프치히의 ‘아트하우스’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하여 음반으로는 발매되었지만 영상물로는 아직 발매되지 않은 공연 실황들의 판권을 확보하여 DVD로 제작, 발매하고 있다. 아트하우스의 DVD는 유럽의 중요 방송국들이 위성 방송용으로 제작한 하이비전 영상을 소스로 하고 있기 때문에 DVD의 고해상도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밀도높은 영상과 우수한 음향을 제공한다.

이 공연실황 DVD는 20세기 지휘계를 대표했던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의 사망 10주기를 맞아 1999년 7월 16일 카라얀의 고향인 잘츠부르크의 대성당에서 거행된 ’카라얀 10주기 추도 미사’ 중에서 클라우디오 아바도 지휘 베를린 필이 연주한 모차르트 ‘레퀴엠(진혼미사곡)’ 연주실황을 수록하고 있다.

이미 도이체 그라머폰에서 발매된 CD와 동일한 내용을 담고 있는데, 하이비젼 포맷으로 촬영된 16:9 와이드 포맷의 최상의 화질과 돌비 디지털 5.1 채널 입체 음향을 기본 사양으로 지원하고 있다.

이날 공연은 천장이 높은 대성당 특유의 풍부한 잔향 속에서 2관 편성의 오케스트라와 40명 정도의 혼성 합창단이라는 비교적 적은 규모로 연주됐다. 멜로디 라인을 부드럽게 감싸며 울려퍼지는 금관악기와 부드럽고 아름다운 목관악기들의 은은한 음색이 현악기의 음향과 최상의 조화를 이룬다. 전체적으로 매우 안정된 흐름 위에서 약음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음미해 나가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다.

김 태 진(음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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