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회복 조짐은 소비와 고용 측면에서 모두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의 경제에 대한 신뢰감은 줄어든 것이 사실이지만 실제 소비 규모는 오히려 늘고 있다. 민간 소비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택 판매는 1월 97만5000건을 기록해 98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주택 판매가 늘면서 1월 건설 투자 규모도 전달에 비해 0.6% 상승했다. 주택과 함께 소비의 양대 축을 이루는 자동차 판매도 1월 77만1000대를 기록해 전달 71만5000대에 비해 크게 늘어났다.
고용 부문도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다. 1월 실업률은 전달보다 0.2% 포인트 상승한 4.2%를 기록했지만 재취업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1월 새로 창출된 일자리는 26만8000개. 이는 당초 전망치인 8만3000개를 훨씬 웃돌 뿐만 아니라 전달 11만2000개보다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또 1월 미국 근로자의 주당 평균 노동시간은 34.3시간을 기록해 전달 34.1시간에 비해 늘어났다. 이 같은 노동시간 상승은 수입 증대와 소비 증가로 이어져 결국 경기가 호전될 가능성을 높여준다.
미 정책 결정자들의 경기 전망도 지난달에 비하면 낙관적이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로버트 맥티어 이사는 3일 “90년대 초 경기침체 때와는 달리 정보기술이 경제를 주도하는 비중이 커져 경기 회복 속도는 과거보다 훨씬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 전문가들은 부시 행정부가 추진하는 1조6000억달러 감세정책이 1월부터 소급 적용되고 FRB가 한두 차례 금리를 더 인하하면 7월 이전에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바클레이즈 은행의 헨리 윌모어 수석연구원은 “기업 실적이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올 들어 나스닥 지수가 10% 가까이 상승한 것은 빠른 경기 회복에 대한 투자자의 믿음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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