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주가 급락, 어떻게 봐야 하나"

  • 입력 2001년 2월 5일 15시 52분


증시가 많은 증시전문가들의 예측대로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다.

1월효과로 인한 단기급등의 부담으로 2월초 조정을 거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대로 5일 주가지수와 코스닥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로써 지수 600선을 탈환한지 불과 4일만에 570대로 주저앉았다. 코스닥지수 역시 지난달 22일 80선에 진입한 뒤 줄곳 이 선을 지지, 80선에 안착한 것으로 기대됐으나 결국 8일만에 지수 77대로 밀려난 것이다.

◆왜 떨어졌나

지난 주말 미국 나스닥지수의 4%대 급락 여파로 외국인들이 엿새만에 순매도로 돌아선데다 선물가격 급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져 나온데 큰 영향을 받았다.

게다가 한국부동산신탁의 부도 여파와 대우그룹 전현직 임직원 구속수사, 김우중 전회장의 은닉재산 환수 등 일련의 사태도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러나 수급상 지수가 단기에 급등, 조정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이같은 악재들이 분출한 점을 감안하면 자연스런 모습도 갖추고 있다는게 증시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어디까지 떨어질까

570∼580선을 1차 지전선으로 전제하고, 이 지수대가 무너질 경우 550선을 지목하는 전문가들이 다수다.

종합주가지수는 현재 5일 이동평균선(601.83)→10일 이평선(604.87)→20일 이평선(593.64)을 차례로 하향 돌파한 상황이다.

전문가들인 570∼580을 1차 지지선으로 꼽는 것은 이 지수대에 올들어 거래된 매물의 약 35%가 몰려있는 때문이다.

현대증권 유남길 주식운용팀장은 "570~580정도가 저점이 될 것"이라며 "시중금리가 크게 떨어지며 자금의 유입세가 살아있기 때문에 강도는 약하겠지만 상승의 여지는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유 팀장은 주중반까지는 중소형주 위주로, 주중반 이후에는 대형주 위주로 조정시 저점매수 전략을 취하라고 추천했다.

대신증권의 신용규 투자전략실 수석 연구원도 "기술적으로는 지수의 단기고점(627P) 부담으로 지수 조정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수 있다"면서도 "각종 이동성이 상향 추세을 보이며 강력한 지지선으로 작용을 하고 있어 조정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일시적인 고객예탁금 감소, 단기적인 금리 변동 및 해외증시의 변동성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보다는, 주식투자의 메리트가 부각되는 저금리시대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이 변수

외국인 투자가에 따라 증시가 '울고 웃는' 천수답 장세에서 외국인의 투자패턴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증시전문들도 외국인의 장세판단이 증시의 향후 추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48억원 순매수했을 뿐 거래소(-1269억원), 선물시장(-3140계약), 콜옵션(-2만6802계약), 풋옵션(+1만2901계약)을 기록, 투자심리를 급랭시켰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도 규모(거래소 기준)가 1000억원대를 넘어선 것은 작년 12월1일의 2871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와 관련, 굿모닝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미 연준리의 금리인하 발표 이후를 노리고 매수했던 물량을 정리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최저 550선을 염두에 두고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정동희 연구원은 "외국인들이 오는 8일의 옵션만기일을 앞두고 위험회피를 위해 포지션을 정리하는 하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외국인의 매수세는 절정을 지났다는 느낌이 강하다"고 말했다.

반면 대신증권의 나민호 투자정보팀장은 "지수가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감으로 조정을 받고 있지만 추가 상승을 위한 시장 에너지 보강 관점에서 봐야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의 인하를 검토하는 등 미국의 금리인하 효과가 세계 금융시장에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면서 "이는 유동성 장세가 더 지속될 것임을 의미하며, 이 경우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당분간 더 이어질 것이다"라고 밝혔다.

방형국<동아닷컴 기자>bigjo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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