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음]박에스더 선생 별세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35분


한국 여성계 원로 지도자인 박에스더 선생이 1월30일 오전 4시(현지시간) 미국 하와이의 기거하던 양로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99세.

고인은 1902년 평안남도에서 태어나 가족과 함께 하와이로 이민, 하와이대를 졸업하고 미국 YWCA 연합회 국제부 직원으로 일하다 1947년 한국 YWCA에 파견됐다.

해방 후 혼돈을 거듭하던 한국에서 여성교육과 계몽교육, 빈민구제사업에 헌신하며 한국 여성운동의 산파 역할을 했다.

젊은 여성지도자들을 미국 YWCA에 파견, 훈련시켰고 저소득층 여성 직업훈련 야학 등을 통해 여성들이 주체의식을 갖고 사회에서 일할 수 있도록 했다.

고인은 또 주한 외교관과의 네트워크를 통해 한국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해외로부터 원조를 얻어내는 등 민간외교관 역할도 해냈다.

대한YWCA연합회 김숙희(金淑喜)회장은 “선생은 미국에서 여성지도자로 편히 살 수 있었지만 소명감으로 평생 독신으로 지내면서 나라와 여성 교육에 헌신했으며, 80년 이후 하와이 양로원에서 검소하게 생활했다”고 말했다.

대한YWCA는 5일 명동회관에 빈소를 마련하고 6일 오후 2시 연합회 회의실에서 박에스더 선생 추모예배를 갖기로 했다.

<서영아기자>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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