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BC카드 회원사 이탈 조짐

  • 입력 2001년 2월 1일 18시 29분


부동의 시장점유율 1위를 지키며 국내 신용카드산업을 이끌어온 BC카드가 최근 회원은행들의 잇따른 ‘독자노선 표방’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BC카드의 12개 회원사중 하나인 조흥은행은 1일 BC카드로부터 조흥은행 카드회원들의 정보를 넘겨받아 독자적으로 카드발급 및 회원관리, 거래승인업무 등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조흥은행은 BC카드 회원은행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해 회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이용액이 18조2545억원에 이르는 핵심 회원사다.

이에 앞서 한빛은행은 지난달 29일부터 BC카드 회원은행중 최초로 독자개발한 ‘한빛모아카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하나의 상품을 12개 은행이 공동 출시해야 하는 바람에 불가피하게 희생된 고객만족도를 제고시키는 독창적인 상품이라는 게 한빛은행측 설명.

BC회원사중 C N H 사 등도 이미 수년전부터 독자적인 카드시스템 개발을 준비해오고 있다. 이같은 BC카드 회원사의 이탈 움직임은 근래 몇 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진 BC카드의 시장점유율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95년 43.0%에 달했던 시장점유율이 5년 뒤인 2000년 34.6%로 미끄러졌다. 반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친 LG캐피탈과 삼성카드는 같은 기간중 각각 8%포인트와 7.1%포인트씩 상승, 10%초반에서 20% 전후로 시장점유율이 급속하게 뛰어올랐다. BC카드는 12개 회원사 관계자가 일주일에 한번씩 모여 만장일치제로 의사결정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읽고 발빠르게 대처하는 의사결정 속도면에서 전문계 카드사에게 압도당한 셈.

업계 관계자는 “IMF를 거치면서 은행내 카드사업부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카드사업을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독자 행보가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BC카드는 다음주중 이호군 사장이 직접 나서 조직개편에 관한 발표를 할 계획이다.

<성동기기자>espri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