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외국인 선물투자 갈수록 투기적…자신감 결여가 원인

  • 입력 2001년 2월 1일 09시 48분


주가지수선물(이하 지수선물)시장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갈수록 투기적(speculative)으로 변하고 있다. 현물(주식)에 대한 헷징차원이나 국내증싱의 방향성을 보고 장기투자하기 보다는 단기시세 차익을 노리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이같은 외국인들의 투기적 성격은 오늘 매매에서도 그대로 나타나고 있다.

9시 45분현재 1800계약을 순매도 하고 있다. 특히 매수포지션을 반대매매를 통해 만기일 이전에 청산하는 전매도 물량이 2700계약이 넘는다. 전일 순매수한 7400계약을 전매도를 통해 청산하고 있는 셈이다.

이보다 앞서 1월 26일에도 5500계약을 순매도한후 29일 3300계약을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매매가 투기적 단타로 변하는 것은 지수선물 시장의 참가자들이 과거와 달리 헷지펀드가 주류를 차지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송기주 동원증권 주식선물운용팀 대리는 "과거에는 타이거펀드같은 거대자본이 장기 매도나 매수를 겨냥하고 방향성 매매를 했지만 최근에는 장중 변동성을 활용한 소규모 펀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고 분석한다.

또한 외국인들도 국내증시의 흐름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해 단기투자를 한다는 분석도 있다.

파생상품 전문회사인 웰스랩의 이병열 이사는 "외국인들이 한국증시의 추가상승할지 아니면 조정을 받을지 자신감을 갖지 못해 순매수와 순매도를 반복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방향성이 대한 자신감의 결여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다.

개인투자자들처럼 단타매매에 치중하면서 지수선물시장과 현물시장의 연결고리도 상당해 약해됐다. 지수선물시장이 현물시장의 가격예측기능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다른 측면에서 보면 지수선물시장의 매매형태를 보고 국내증시에 대한 외국인들의 시각을 읽어내기 어렵다는 얘기다.

박광규 동부증권 선물옵션팀 대리는 "현물시장과 주식시장의 외국인들이 완전히 별도로 움직이고 있어 지수선물시장에 나타난 외국인들의 매매형태에 과잉반응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이 지수선물시장의 외국인 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오히려 성급한 뇌동매매는 손실을 가져올 뿐이라고 경고한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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