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대우계열사 '홀로서기'성공할까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40분


대우그룹이 ‘핵분열’을 일으키면서 새로 출범한 기업들이 속속 주식시장에 진입하고 있다. 대우중공업에서 분리된 대우조선공업과 대우종합기계가 2월 2일 재상장할 예정이다. ㈜대우로부터 갈라져나온 대우건설과 대우인터내셔널은 3월중 재상장을 목표로 잡았다.

▽상장지연으로 간접 손실〓 당초 대우조선과 대우기계는 작년 12월 26일 재상장될 예정이었다. 대우조선과 대우기계는 이미 작년 10월말 대우중공업으로부터 공식적으로 분리돼 독자적 경영을 해왔다.

그러나 대우중공업 소액주주들이 작년 12월 19일 인천지방법원에 상장중지 가처분신청을 제출하면서 일이 꼬였다. 이들은 대우자동차 부도로 대우중공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대손상각해 부채비율이 예상보다 2배정도 늘어나자 법으로 맞섰다.

13일 인천지법이 소액주주들이 낸 가처분신청에 대해 ‘이유없다’며 기각결정을 내릴 때까지 상장은 지연됐다. 기존 투자자들은 작년 10월 18일 거래정지 이후 3개월 넘는 기간을 기다려야 했다.

▽지연된만큼 주가 오를까〓투자자들의 관심은 대우조선과 대우기계의 증시 진입이 늦어진만큼 주가로 보상받을 수 있는가에 몰려 있다. 특히 작년말 미국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서 조선업종이 호황을 보이자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컸다.

업종분석가들은 조선업이 단기적으로 실적호전 기대감이 있다고 말한다. 대우조선은 부채비율이 400%정도지만 채권단이 추가로 출자전환해 금융비용부담이 연간 1300억원정도 절감되는 이점도 있다.

대우증권 이종승부장은 “대우조선은 경쟁업체인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과 대등한 가치평가를 하는데 무리가 없다”며 “주가는 삼성중공업과 비슷한 수준인 4000∼5000원대에서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대우기계는 경기에 민감한 업종에 속해 주가가 탄력을 받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LG투자증권 장근호선임연구원은 “업체간 심한 경쟁과 저가 수주로 수익성이 개선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첫날 기준가 산정〓대우조선과 대우기계는 2월 2일 거래 첫날 동시호가때 주당순자산가치로 산정한 평가액을 기준으로 90∼200% 범위에서 주문을 받아 시초가를 결정한다. 평가액은 양사 모두 3000원대로 예상돼 동시호가 주문범위는 대략 2700∼6000원이 될 것 같다.

그러나 청산될 예정인 대우중공업은 5∼720원 범위에서 동시호가 주문을 받는다. 720원은 대우중공업의 작년 거래 최종일 종가이다. 대우중공업은 회사가치가 없어 주식을 계속 보유하거나 매수할 이유 역시 없다.

<이진기자>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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