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꿩 대신 닭" 불붙은 리노베이션 시장

  • 입력 2001년 1월 31일 18시 33분


‘리노베이션 시장을 잡아라.’

경기침체로 극심한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낡은 건축물을 헐지 않고도 기능을 회복, 나아가 향상시키는 리노베이션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현대건설. 이미 98년 전담팀을 구성한 현대건설은 이달 초 이 팀을 ‘현대 리모델링’이라는 독립법인으로 분사시켰다.

금호건설은 최근 ‘양진석 디자인그룹’과 리노베이션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기술제휴를 맺고 시장참여를 공식화했고 LG건설도 최근 건축사업부에 전담팀을 신설했다. 또 대우건설 SK건설 등도 사업팀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밖에 대한주택공사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두산건설 건영 한신공영 등이 지난해 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사업참여를 선언했다.

대형 건설회사들이 리노베이션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까닭은 이 시장의 매출규모가 96년 전체 건설시장의 5.5% 수준인 4조5000억원 정도에서 지난해에는 12조6300억원(16.7%)으로 커진 데다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쌍용기술연구소 석호태 책임연구원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전체 건설시장의 40% 이상을 리노베이션이 차지한다”며 “우리 시장규모도 2005년까지는 전체 건설시장의 21%에 가까운 21조원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생 시장으로 현대건설을 빼고는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업체들의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부동산투자회사제도(리츠·REITs)가 도입되면 도심 상업용 빌딩을 중심으로 건축물에 대한 리노베이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업체들의 발걸음을 재촉한 요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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