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로 극심한 일감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체들이 낡은 건축물을 헐지 않고도 기능을 회복, 나아가 향상시키는 리노베이션 사업에 앞다퉈 진출하고 있다.
선두주자는 현대건설. 이미 98년 전담팀을 구성한 현대건설은 이달 초 이 팀을 ‘현대 리모델링’이라는 독립법인으로 분사시켰다.
금호건설은 최근 ‘양진석 디자인그룹’과 리노베이션 사업 진출을 위한 전략적 기술제휴를 맺고 시장참여를 공식화했고 LG건설도 최근 건축사업부에 전담팀을 신설했다. 또 대우건설 SK건설 등도 사업팀 설립을 위한 준비작업에 나섰다. 이밖에 대한주택공사 삼성물산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쌍용건설 두산건설 건영 한신공영 등이 지난해 전담팀을 구성하면서 사업참여를 선언했다.
대형 건설회사들이 리노베이션 사업에 군침을 흘리는 까닭은 이 시장의 매출규모가 96년 전체 건설시장의 5.5% 수준인 4조5000억원 정도에서 지난해에는 12조6300억원(16.7%)으로 커진 데다 앞으로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
쌍용기술연구소 석호태 책임연구원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전체 건설시장의 40% 이상을 리노베이션이 차지한다”며 “우리 시장규모도 2005년까지는 전체 건설시장의 21%에 가까운 21조원 정도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생 시장으로 현대건설을 빼고는 절대 강자가 없다는 점도 업체들의 참여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올 하반기부터 국내에 부동산투자회사제도(리츠·REITs)가 도입되면 도심 상업용 빌딩을 중심으로 건축물에 대한 리노베이션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기대되는 점도 업체들의 발걸음을 재촉한 요인이다.
<황재성기자>jsonh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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