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지칼럼]"삼성에 존재하는 성역. 그 성역이 어떤 대가를 받아낼지…"

  • 입력 2001년 1월 31일 14시 19분


라이온 킹 이승엽의 연봉전쟁이 시작됐다.

프로야구 구단 중 가장 많은 돈을 들였던 삼성. 타 구단의 부러움을 사는 시설에 선수들에게 몸값을 후하게 주는 것으로 알려진 구단이 삼성이었다.

그러나 엄청난 투자에 비해 성적이 나쁘자 속앓이를 하던 중 김응룡 감독을 데려오며 내년 시즌에는 꼭이라는 말을 되뇌이며 분위기 쇄신을 하려고 하고 있다.

그 작업 중 하나가 구단 선수들의 몸값 깎기 작전.

이 작전은 시즌이 끝난 직 후부터 시작이 됐다. 삼성은 시즌이 끝난 후 철저한 연봉고과를 적용하며 점수에 따라 연봉을 책정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이승엽. 이승엽과의 연봉 실갱이는 작년 시즌 종료 직 후부터 시작된 것이나 다름 없다.

이승엽은 연봉고과에 따르면 삭감대상.

지난해 수준급의 성적을 올렸지만 연봉 대비 성적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 삼성의 주장이다.

구단은 또한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다며 이승엽의 삭감을 짐작할 수 있는 말을 했다.

그러나 이승엽 또한 자신만만하다. 지난해 오히려 양보를 한 액수라는 것을 빌미로 삼아 삭감은커녕 약간의 상승까지 바라보고 있다.

게다가 구단이 보여준 이승엽 사랑은 지극했다.

선수협 사태 중심에서 고심하고 있는 이승엽이 선수협에 나홀로 가입하는 것을 암묵적으로 인정을 했다.

삼성이 선수협에 대한 입장도 누구든 선수협에 가입하면 유니폼 벗을 각오를 하라는 엄포를 놓은 후였다. 역시 그 엄포에도 성역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으나 결국 성역은 존재했었다.

이에 자신을 얻은 이승엽은 전혀 꿀릴 것이 없다는 듯 하염없는 신경전에 들어섰다.

선수협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이승엽은 경산 볼파크에 30일 복귀했다. 구단에 모습을 드러낸 이승엽은 김재하 단장에게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라는 말로 화두를 꺼냈다.

오후에 이승엽을 찾아간 김 단장은 연봉 이야기를 예상했지만 결국 신경전에 그치고 말았다.

서로의 속내를 들키지 않겠다는 의도.

1시간 여의 긴 면담 속에 이들의 대화는 이승엽의 몸상태에 대한 언급 뿐이었다.

성역은 없다지만 이승엽 눈치보기에 여념이 없는 구단과 그것을 잘 알고 있는 이승엽과의 연봉전쟁이 어떻게 마무리될지 기대가 된다.

http://www.enter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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