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경제]"FRB의 금리인하는 미봉책"…FT

  • 입력 2001년 1월 30일 12시 26분


미국경제의 경착륙을 막기 위해 30일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에서 연준리(FRB)가 0.5%포인트의 추가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달 동안 무려 1%포인트의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지난 10년간 유례가 없는 일이라서 시장의 기대는 더욱 고무적이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그러나 30일자 사설에서 FRB의 금리인하정책이 과연 경기회복의 만병통치약인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오히려 문제해결을 지연시키는 미봉책이라고 지적했다.

신문은 FRB의 금리인하여부와 관계없이 미국경제의 가장 큰 문제는 현재의 경기후퇴가 과열된 경기진작을 위한 조정이냐 아니면 장기침체의 한 단계에 불과하냐의 판단여부라고 분석했다.

단순한 과열경기의 조정차원이라면 FRB의 정책이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미국경제의 근본적 문제일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다.

미국경제의 근본문제는 미국은행들이 느슨한 신용대출기준으로 기업들에게 쉽게 여신을 제공하면서 거품이 생기는 데서 비롯됐으며 거품이 꺼지자 기업들이 갑자기 과감하게 비용을 줄이고 직원을 해고하는 바람에 소비가 줄고 경기가 후퇴하는 악순환에 접어들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지난 87년의 주식시장붕괴와 98년의 금융위기 때에도 FRB가 신속하게 금리를 인하해 위기를 모면했지만 근본적 문제해결을 지연해왔기 때문에 지난해 과열경기를 초래했고 드디어 거품이 붕괴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FRB의 금리인하가 필요한 시기임에는 동의하지만 미국경제가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한 더욱더 큰 위기가 닥칠지 모른다고 경고했다.

이병희<동아닷컴 기자>amdg3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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