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령~인천 여객선 화재 인명피해 없이 전원 구조

  • 입력 2001년 1월 17일 18시 56분


경찰관은 화재가 발생했다고 민첩하게 판단했고 해군은 신속히 출동했으며 승객들은 침착했다.

승객 57명과 승무원 8명 등 65명을 태운 백령∼인천 항로의 초쾌속선 데모크라시2호(396t급)에 불이 난 것은 17일 오전 8시 20분경.

당시 여객선 1층 객실에는 인천 중부경찰서 대청지소 정정익순경(28)과 박대형경장(27)이 있었다.정순경은 소청도로 파견나가던 길이었고 박경장은 폭력행위 피의자(30·여)를 연행하던 중이었다. 데모크라시2호가 대청도를 떠나 소청도로 가고 있을 때 정순경은 객실 뒤쪽의 흡연실에서 담배를 피우다가 선박 후미의 기관실에서 연기가 새어나오는 것을 보았다.

기관 고장이라는 승무원의 안내에도 검은 연기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한 정순경은 휴대전화로 대청지소에 전화를 걸어 ‘이상’을 알렸고 동시에 선장 편정관씨(53)는 여객선을 근접 호송하고 있는 해군 참수리고속정에 긴급 무전을 쳤다.

불이 점차 커지면서 객실 내로 검은 연기가 밀려들어왔다. 처음에 비명을 지르던 승객들도 “해군 함정이 오니 침착하자”는 선원들의 안내에 따라 질서를 지켰다.

정순경 등은 승객을 객실 앞쪽 출구로 차분히 대피시켰으며 화재발생 5분 만에 해군 고속정이 도착했다. 어린아이와 여성승객이 먼저 함정에 올라탔으며 전원 구조됐다. 인화성이 강한 섬유강화플라스틱(FRP)으로 건조된 여객선은 화재 후 2시간여 만인 오전 10시35분경 침몰했다. 승객 이복순씨(61·대청도 주민)는 “단 한사람의 인명피해도 없었던 것은 민 관 군의 합심에 의한 결과였다”고 말했다.

▼승객 구조 경관 특진▼

한편 경찰은 화재사실을 신속하게 신고하고 승객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킨 정순경을 1계급 특진시키기로 했다.

<인천〓박정규기자>jangk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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