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판]'의원 또 꿔주기' 민주·자민련 표정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56분


‘의원 추가 꿔주기’에 자민련은 환호했으나 민주당은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었다. 일부 의원들은 우려와 회의를 감추지 않았다.

자민련 김종호(金宗鎬)총재대행은 “오늘은 자민련이 부활하는 날”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강창희(姜昌熙) 전 부총재의 제명에 비판적이었던 정진석(鄭鎭碩)의원도 “JP문하에서 이제 막 정치를 시작한 처지에서 더 이상 부담을 드리는 건 도리가 아니다”라며 ‘현실’을 받아들였다.

물론 강창희의원은 이번에도 “1차 시도로 안되니까 고스톱판처럼 ‘열 고’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결국 자민련이 죽는 수를 두고 있다”며 냉소를 지었다. 그는 “JP가 어제 기자단 오찬에서 한 말대로 ‘황혼을 벌겋게 물들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에서도 비판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김근태(金槿泰)최고위원은 “정국 안정을 위해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의원 3명이 자민련에 갔을 때 국민들이 깊이 불신했던 분위기가 다시 확인될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조순형(趙舜衡)의원은 “여론의 지탄을 받으면서 이렇게 부자연스럽게, 무리해가며 교섭단체를 구성할 것까지는 없다”며 “그러면 국민여론이나 정당정치가 무슨 의미가 있느냐”고 반문했다.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은 언급을 피했으나 한 측근은 “이최고위원이 교섭단체 구성문제는 토론과 표결 등 정상적 방법으로 결정돼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김홍일(金弘一)의원의 측근은 “김의원이 3일 당무회의에서도 발언했듯이 ‘불가피하지만 드러내놓고 박수칠 일은 아니다’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문철·박성원기자>fullm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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