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포철 외국인 지분 50% 돌파…주가 올 80% 껑충

  • 입력 2001년 1월 10일 18시 38분


포항제철에 대한 외국인 매수세가 지칠줄 모르고 이어지고 있다.

포철의 외국인 지분은 작년 9월말의 투자한도 폐지 이후 9월 26일 30%에서 9일 50.33%로 수직상승했다. 이에따라 올들어 주가는 80%가량 상승, 10일 9만300원으로 올랐다.

▽외국인 왜 몰리나〓애널리스트들도 자신없어 하는 눈치다. 사실 이 정도로 외국인들을 끌어당길만한 호재가 없다는 것. SK증권 양기인 차장은 “반도체주 등 정보통신(IT)주만 편식하던 외국인들이 경기둔화와 IT주 주가급락에 따라 전통가치주의 비중을 높이는 과정에서 포철이 낙점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작년 12월부터 적용된 모건스탠리지수 산정방식의 변화로 모델포트폴리오에서 포철의 편입비중이 높아진 점도 한 배경으로 지목했다.

삼성증권 김경중 연구위원은 “작년 상반기에 하락세로 접어든 철강 가격이 감산으로 빠르면 올 하반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는 기대로 선취매가 들어온 것 같다”고 분석. 그는 “통상 철강 가격은 반도체 가격보다 한두분기 일찍 바닥을 맞는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무엇이 달라질까〓거래소 대형우량주 중에서도 움직임이 둔하기로 이름난 포철의 주가는 삼성전자의 경우처럼 외국인의 매매방향에 따라 급등락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인수합병(M&A) 대상으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포철의 지분구조는 단순한 편이다. 자사주 15.5% 이외에 대주주로는 기업은행 4.89과 일본 신일철 2.9%이 있다. 따라서 외국인 중에 5% 이상 대주주가 있다면 충분히 경영권을 넘볼 수도 있는 상황. 증권가 일각에서는 최근 대규모 매수공세를 펴고 있는 외국인이 ‘검은머리 외국인’일 것이라는 추측도 흘러나오고 있다.

김경중 연구위원은 “포철은 경영권 인수에 3조원가량(지분의 30%)만 들이면 매년 1조원을 벌어다주는 기업이기 때문에 M&A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순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부분 애널리스트들은 “회사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회사 정관에 전환우선주를 발행하고 경영진과 이사회를 분리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뒀다”면서 M&A 가능성에 회의적이다.

▽주가 전망〓기관은 외국인과 달리 최근 매도로 일관하고 있다. 투자한도 폐지에 따라 그간 대기매수세력이 주식을 사들여왔으며 조만간 편입작업이 끝날 것으로 보고 있다. 양기인 차장은 “투신의 매도세도 만만치 않아 10만원을 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경중 연구위원은 “철강가격이 확실히 바닥을 쳤다는 신호가 나온다면 얼마든지 오를 수 있으나 현재 전반적인 경기가 불투명하기 때문에 단기조정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그는 “오랜 조정기 끝에 급등하는 모습이어서 내년 상반기의 경기호전까지 시야에 넣는다면 9만원대는 충분히 배팅할만한 가격대”라고 말했다.

<이철용기자>lc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