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머니]"신상카드 또 써요?"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36분


작년 말 파업을 했던 모은행에 정기예금을 하고 있는 이모씨(50). 그는 새해 들어 은행 창구를 찾았다. 정기예금을 금리가 더 높다는 비과세채권투자신탁으로 바꾸려는 것이었다.

“얼마 전에 정기예금에 가입했는데 비과세로 바꿔주세요.”

“개인신상카드를 써 주세요.”

“며칠 전에 썼는데 또 써야합니까?”

“네. 규정이 그렇습니다.”

이씨는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신상카드의 칸을 메웠다.

예금종류를 바꿀 때마다 신상카드를 새로 쓰고 또 통장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는 게 쉽게 이해가 가지 않았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신상카드도 한번만 작성했다가 바뀔 때만 다시 쓰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통장이나 각종 서식이 다 비용일 텐데, 이렇게 비효율적인 요소가 많으니 은행들이 구조조정을 하는 등 난리가 아닌가? 외국 어느 나라에선 예금통장도 없다는데….’ 이씨의 상념은 꼬리를 물었다.

비과세로 바꿔봤자 금리는 연 1%포인트 밖에 높지 않아 그는 더욱 씁쓸했다고 한다.

<박영균기자>parky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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