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ce&focus]JP"지는 해도 황혼 한번 벌겋게 물들여야지…"

  • 입력 2001년 1월 9일 18시 35분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9일 총재로 복귀해야 한다는 당내 의견에 대해 “나는 어떤 자리에 있어도 상관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출입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의 문답요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는 다음 대선 때도 공조하나.

“이 정권을 공동으로 만든 책임을 다한다는 것에서 더 갖다 붙일 게 없다.”

―김명예총재를 ‘지는 해’라고 했던 민주당 이인제(李仁濟)최고위원이 세배를 가겠다고 했는데….

“아직 얘기가 없었다. ‘지는 해’란 말이 틀린 말은 아니지. 70이 넘었으면 저물어 가는 사람 아닌가. 다만 마무리지을 때 황혼을 한번 벌겋게 물들여서 그렇게 매듭지어 봤으면 하는 거다.”

―남북관계와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한 견해는….

“국내에서 (정부가) 너무 서두른다. 남북이 대치 중인 상태에서 우리만 일방적으로 보안법을 바꾸는 것은 신중히 해야 한다.”

―자민련 교섭단체 구성은….

“어떤 경우든 되긴 될 것이다.”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를 전례 없이 강하게 비난한 적이 있는데….

“자민련에도 국민 수백만명이 뽑아준 17명의 국민대표가 있다. 이걸 무시하고 밟으려 하니까 참다 참다못해 대응해야겠다고 정초부터 생각했다.”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과는 언제 만나나.

“지금 이 상황이 다 가라앉고 나면 한번 만나볼 생각이다. 나라나 경제가 이런 상황인데 못 만날 게 어디 있느냐.”

―21세기 리더십은….

“이제는 톱 다운식(하향식)과 버텀 업식(상향식) 지도력이 잘 조화를 이루는 민주적 지도력이 필요하다. 다만 지도력이란 게 끌려만 다녀서는 안 된다. 나라를 위해 욕을 먹더라도 민의를 잘 설득해 이끌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

―항상 2인자만 하는데….

“나는 87년 이후 대통령이 돼보겠다고 생각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내각제는 언제 시행하자는 건가.

“시간이 해결해줄 것이다.”

―정계개편은 할 것인가.

“대통령이 없다면 없는 거지.”

―올해 정치권에 큰 변화가 있는가.

“세상에 변하지 않는 게 어디 있나. 크건 작건 간에 변화가 있을 거다. 그게 발전이다.”

<박성원기자>sw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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