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외국계 증권사, 현대전자 투자등급 '3인3색'

  • 입력 2001년 1월 9일 14시 34분


현대전자에 대한 외국계 증권사의 시각이 '3인 3색'이다.

매수(UBS워버그증권)와 비중축소(ABM-AMRO증권)라는 완전히 상반된 투자등급이 제시됐다. 반면 CSFB증권은 양자의 절충점인 '보유'등급을 유지하고 있다.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매입하면서 부도위험이 감소한 측면을 중시하는 증권사는 매수의견을 개진한다. UBS워버그증권이 대표주자다. 지난 4일 UBS워버그증권은 투자등급을 보유에서 매수로 상향조정했다. 적정주가도 9000원으로 제시했다.

물론 UBS워버그증권도 현대전자의 재무상황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것이 없다고 인정한다.

DRAM가격의 약세 등으로 올해 4020억원의 순손실을 예상한다.

그렇지만 산업은행이 회사채를 인수하면서 적어도 단기유동성 부족으로 부도가 날 염려가 사라졌다는 점을 중시한다. 지난연말 단기급락을 가져온 악재가 해결됐기 때문에 상승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런 관점에서 매수로 투자등급을 상향조정했다.

반대로 산업자원부 장관이 삼성전자 등에게 지분인수 의사를 타진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하다고 주장하는 증권사들은 여전히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다. 정부 힘만으로 현대전자의 부채를 해결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한다.

ABM-AMRO증권이 이같은 견해를 대변한다. 이 증권사는 10∼20%의 시세차익을 얻기 위해 현대전자에 투자하기엔 위험이 너무 크다고 주장한다. 여전히 상승여력보다는 추가하락가능성에 비중을 두고 있다.

CSFB증권은 양자의 절충된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유동성 부족으로 부도가 날 가능성은 줄어들었지만 이미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평가한다. 3560원(12월 22일)에서 6140원(1월 8일)까지 연속 6일간(매매일 기준) 72% 상승한 것으로 충분하다는 견해다. DRAM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한 6000원대 가격은 유지되기 어렵다는게 CSFB증권의 진단이다. 6000원에 진입하면 매도하라는 얘기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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