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김성철 "2년생 징크스 없다"

  • 입력 2001년 1월 5일 18시 33분


‘시작은 미미했으나 끝은 늘 위대하였다.’

SBS 스타즈의 ‘별’ 김성철(25·포워드·사진)이 늦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김성철은 국내 프로농구계의 대표적인 ‘슬로 스타터’(시동이 늦게 걸리는 선수)로 유명하다.

데뷔 첫해인 지난 시즌에도 프로무대 적응에 애를 먹으며 초반을 허비한 뒤 중반이후 완전히 달라진 모습으로 팀을 플레이오프까지 진출시켰고 신인왕까지 거머쥐는 무서운 뒷심을 발휘했다.

올시즌 들어서도 마찬가지. 1, 2라운드내내 2년생 징크스에 시달린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김성철의 존재는 미미했다. ‘신인왕 출신으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조바심에 욕심을 낸 것도 부진을 부추기는 화근이 됐다. 1라운드에서 경기당 평균 13.5점 3.2리바운드, 2라운드 들어 15.4점 2리바운드가 김성철의 성적표.

김성철의 부진탓에 SBS는 시즌 초반 토종 선수들마저 동반 부진에 빠지며 ‘SBS에는 용병만 보인다’는 말까지 들어야 했다.

하지만 김성철은 3라운드 들어 돌변했다. 지난 시즌 후반 보여주었던 폭발적인 경기력을 되찾으며 팀의 상승세에 기름을 붓기 시작한 것. 표필상 김상식 등 팀 고참선수들의 주도로 ‘용병에 밀릴 수 없다. 우리몫을 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된 것도 김성철의 투지에 불을 붙였다.

4일 SK전에서도 아예 경기를 뛸 수 없을 만큼 몸 상태가 최악이었다. 2일 연습도중 고관절부위를 다치며 연습을 전혀 못했기 때문. 하지만 5연승으로 상승세를 타던 팀 분위기를 망칠 수 없다는 생각에 출전을 강행했고 1쿼터에서만 가로채기 4개를 잡아내며 SK의 기를 꺾는 등 SK의 포인트 가드 임재현을 꽁꽁묶어 팀의 연승행진을 이어나가게 하는 일등공신으로 활약했다.

3라운드 들어 4일까지 김성철은 경기당 평균 19.8점 5.8리바운드를 챙겼고 2라운드까지 경기당 평균 0.78개에 불과하던 가로채기가 3라운드에서는 경기당 2.2개로 높아질 정도로 몸이 가볍다. 김성철은 “슛만 좋은 선수라는 평가보다는 농구를 정말 잘하는 선수라는 말을 듣기 위해 노력중”이라며 “내년 군입대를 앞두고 올시즌에는 반드시 팀에 좋은 결과를 안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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