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포커스]샬럿의 '왕벌' 베론 데이비스

  • 입력 2001년 1월 2일 20시 40분


그를 처음 본 사람들은 한결 같이 "앨런 아이버슨을 빼다 박았다" 고 했다.

191cm의 작은키, 빠르고 현란한 드리블, 자신보다 훨씬 키가 큰 선수를 앞에 두고 덩크슛을 내리꽂는 탄력 등은 아이버슨을 연상시키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그는 아이버슨과 비교되는 것을 탐탁치 않게 생각하는 듯 했다.

왜냐하면 그는 아이버슨과 달리 슛보다 패스하기를 더 좋아하기 때문.

아이버슨은 보다 많은 공격기회를 잡고 싶어 포인트가드 임무를 버리고 슛팅가드로 보직을 변경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패스를 이어받아 멋진 슛을 쏘는 동료들의 모습을 보는 것이 더 즐겁다. 그런 의미에서 그는 제이슨 키드와 많이 닮았다.

베론 데이비스.북미프로농구(NBA) 샬럿 호네츠의 포인트 가드. 할아버지가 자신을 위해 만들어 준 농구코트에서 3살때 처음 농구를 시작한 '농구신동'.

21살의 청년으로 자란 데이비스는 NBA데뷔 2년만에 리그를 대표하는 '거물'들과 비교 될 만큼 확실히 떴다.

샬럿 콜로세움에는 그의 백넘버 1번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응원하는 홈 팬이 가장 많다는 사실은 이를 증명한다.

데이비스는 팬 뿐만아니라 동료들로부터도 사랑받는 선수다.

그의 창의적인 패스는 선수들이 즐겁게 경기에 임할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하고 그의 이타적인 플레이는 선수들을 단결시켜 끈끈한 팀워크를 다질 수 있게 만든다.

동부컨퍼런스 중위권 정도로 분류되던 샬럿이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에 이어 컨퍼런스 2위로 부상한 것은 데이비스의 활약과 무관치 않다.

데이비스는 작은키를 극복 하고도 남을 스피드와 강력한 파워, 다양한 기술을 겸비한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그는 이번시즌 2번의 트리플더블을 작성했다. 그가 닮고 싶어하는 제이슨 키드(4번) 보단 적지만 '올스타가드' 게리 페이튼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치다.

그는 포인트가드임에도 불구하고 포스트업을 잘하는 몇안되는 선수 중 하나다. 마크맨을 등지고 섰다 순식간에 몸을 돌려 베이스라인을 파고든 후 상대 빅맨의 블록슛을 피해 리버스 덩크를 성공시키는 모습은 그의 흔한 공격레퍼토리다.

그는 빠른 손과 강한 하체를 바탕으로 게임당 평균 2.17개(전체5위)의 스틸을 기록 할 정도로 수비에서도 만만찮은 실력을 보여준다.

데이비스는 로스엔젤레스에서 태어나 UCLA 2학년을 마치고 99년 드래프트에서 샬럿에 1라운드 3번으로 지명되 프로에 뛰어들었다.

이번시즌 성적은 13.9득점, 7.3어시스트(8위), 5.5리바운드.

루키시즌 스티브 프랜시스(휴스턴 로케츠)와 앨튼 블랜드(시카고 불스)에게 스포트 라이트를 빼앗겼던 데이비스.

하지만 그는 2번째 시즌부터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며 무대 중앙으로 나섰다.

흰색 헤어밴드와 함박웃음이 트레이트 마크인 데이비스가 '제2의 아이버슨', '제2의 키드'를 뛰어넘어 '제1의 데이비스'로 성장 할지 궁금하다.

박해식/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