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칼럼] 황인교 데일리클릭 편집장/2001년 인터넷은 엔터테인먼트

입력 2001-01-02 12:08수정 2009-09-21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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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인터넷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새로운 한 해가 되면 개인은 물론 기업, 학교 등의 각종 단체는 항상 새로 맞이한 1년을 어떻게 보낼 것인가 계획을 세우기 마련이다.

이러한 계획을 세우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바로 미래에 대한 예측이다. 즉 새해에는 어떤 일이 있을 것이고, 그러한 일이 벌어지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예측을 하는 것이다.

필자 또한 인터넷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사고, 이슈 등을 취재하고 보도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과연 앞으로 인터넷에서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하고 자주 예측하곤 한다.

이러한 예측이 필요할 때마다 가장 먼저 자신에게 해보는 질문은 바로 '요즘 네티즌들이 가장 좋아하고 관심 있어하는 것은 어떤 것들일까?' 다. 바로 네티즌들이 모이는 곳에 사건이 있고, 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한 예로 작년 11월 있었던 '백지영 동영상 인터넷 유포사건'을 들어보자. 네티즌들은 언론에서 이 사건을 보도하기 꽤 이전부터 백지영 동영상을 찾기 위해 돌아다녔고 와레즈사이트, 성인사이트, FTP, P2P프로그램 등을 이용해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었다.

결국 '네티즌들이 몰려 다니며 백지영 동영상을 찾고 있다'는 냄새를 맡은 언론사에서 이 사건을 보도했고 2000년 인터넷을 장식한 최고의 이슈 가운데 하나가 됐다.

그렇다면 네티즌들은 어떤 곳에 모일까?

이 질문에 대해 항상 들어맞는 답이 하나 있다. 바로 즐거운 곳에 네티즌이 모인다는 것.

인터넷 이용인구 1700만명 이라는 수치는 인구 3명 가운데 1명꼴로 네티즌이란 뜻이다. 인터넷이 국내에 보급된 지 얼마 되지도 않는 기간동안 이렇게 폭발적으로 네티즌이 많아진 이유도 바로 이러한 '즐거움'(entertainment)이라는 요소가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의 즐거움을 단 세가지만 선택하라고한다면 개인적으로 선택할 것은 섹스, 게임, 음악이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정보수집, 비지니스 활용 등을 인터넷을 활용하는 이유로 꼽기도 한다. 그러나 개인이 처해 있는 상황과 직함을 떠나서 인터넷을 순수하게 이용하라고 한다면 위에서 열거한 섹스, 게임, 음악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을 부인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우스개 소리로 우리나라 국민의 정보화 마인드를 한단계 높였던 사건이 바로 'O양 비디오' 였다는 말을 하곤한다. 직장에서 40대 과장, 부장의 위치에 있던 사람들이 네티즌으로 진입하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 바로 O양 비디오 였다는 것이다.

문제의 비디오가 인터넷에서 유통되고 있으니 당연히 인터넷을 알아야 했을 것이다. 또한 작년 한해 가장 성공스러운 장사를 했던 인터넷 사업분야도 단연 성인 방송국 이라는 점은 인터넷과 섹스는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게임 역시 인터넷과 밀접하다. 지난 해 인기를 얻었던 한게임(hangame.naver.com). 이곳에서 고스톱을 치고 있노라면 10대 학생에서부터 50대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과 마주하게 된다. 인터넷에는 관심이 없을 것으로 보이는 나이많은 주부들과 함께 인터넷으로 고스톱을 치고 이야기를 하다보면 주부들처럼 인터넷을 가장 엔터테인먼트적인 목적으로 이용하는 부류도 드물다는 생각이 들정도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웨이브 파일, 미디파일 에서부터 최근의 MP3 파일까지 음악이라는 것은 디지털 혁명의 초기부터 함께해온 가장 오래된 인터넷의 동반자 가운데 하나다. 최근에는 냅스터나 소리바다와 같이 음악을 서로 공유하는 기본적인 욕구충족이 만족스럽게 이뤄지고 있다. 그리고 더 나아가 뮤직비디오, 인터넷 음악방송에 이르기까지 음악과 네티즌이 결합하는 방법은 무수히 많다.

다시 돌아와서 2001년 인터넷을 전망해보자. 2001년 인터넷은 역시 엔터테인먼트가 주류를 이룰 것이고 엔터테인먼트의 범위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앞에서 말한 섹스, 게임, 음악 이외에도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이르기까지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부족한 분야는 네티즌들로부터 외면받을 것이다.

"즐겁지 않으면 인터넷이 아닙니다". 2001년 인터넷을 전망하는 말로 이 광고 문구만큼 정확한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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