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골드뱅크 "매덕스-현주엽 있어도 안되네"

  • 입력 2000년 12월 20일 18시 44분


올 7월 미국 시카고에서 열린 한국 프로농구 용병 트라이아웃 현장.

골드뱅크 클리커스구단 관계자들은 1순위로 마이클 매덕스를 뽑은 뒤 벌떡 일어나 환호성을 지르는 바람에 다른 팀의 눈총을 받아야 했다. 예상대로 매덕스는 최근 국내무대에 첫 선을 보인 뒤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매덕스가 ‘미국프로농구(NBA)급 선수’라면 같은 팀 현주엽은 당장 NBA에 내놓아 통할 수 있는 유일한 국내 선수로 꼽힌다.

결국 골드뱅크는 ‘NBA급’ 선수를 두 명이나 보유하게 됐고 ‘용병 한 명이 팀 전력의 절반’이라는 국내 농구계 현실에서 이들은 당연히 팀을 1위로 올려놓았어야 했다. 하지만 골드뱅크는 여전히 그 힘을 현실화시키지 못하고 있다.

교통사고로 3개월간 재활치료에 전념해온 매덕스의 팀 복귀가 늦어지며 기존 선수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했던 것. 더구나 팀의 기둥인 현주엽마저 제 역할을 못해주고 있다.

매덕스는 최근 국내 무대 데뷔에 조바심을 내다 연습도중 왼쪽 발목이 접질리는 바람에 제대로 훈련도 못한 상태에서 14일 데뷔전을 치렀고 19일 삼성전에서 또 다시 같은 부위 부상 재발로 3, 4일간을 쉬어야 할 형편이다. 이 때문인지 매덕스는 삼성전에서 자신을 전담 수비한 무스타파 호프에 시종 밀리며 벤치로 물러나기 전 3쿼터까지 리바운드 수 4―8로 열세를 드러냈고 골밑은 삼성 수중으로 넘어갈 수밖에 없었다.

골드뱅크가 넘어야 할 또 하나의 걸림돌은 들쭉날쭉한 현주엽의 플레이. 19일 삼성 썬더스전에서 현주엽은 1쿼터 초반 몇 차례의 슛이 림을 벗어나자 이내 자신감을 상실한 채 전반동안 단 2득점(전체 13점)에 그치는 부진을 보였다. 현주엽은 이에 더해 아티머스 맥클래리와 이규섭에 막혀 골밑 접근이 어려워지며 경기가 의도대로 풀리지 않자 슛을 난사(야투성공률 30%)해 팬들을 실망시켰다.

20일 현재 경기당 3.13개의 턴오버로 국내 선수 중 실책 1위(전체 9위)에 올라 있는 현주엽이 팀 분위기마저 흐리고 있는 셈이다.

골드뱅크 진효준감독은 “매덕스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현주엽도 피로누적으로 플레이에 기복이 심한 것이 사실이지만 경기를 해나가며 손발을 맞추면 곧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호기자>hyangs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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