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따라잡기] 외국인, 현대전자 포기하나

  • 입력 2000년 12월 20일 09시 53분


외국인들이 현대전자를 본격적으로 손절매(loss-cut)하는 것으로 보인다.

전일 CSFB증권을 통해 143만주를 매도한 외국인들은 오늘도 매도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9시 50분현재 메릴린치증권을 통해 70만주를 매도하고 있다.

이것만이 아니다. 증권사 국제영업팀을 통해 나온 매도주문이 200만주를 넘는다는 소문도 나돌고 있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1차적으로 현대전자의 부채상환능력에 대한 회의에서 출발한다.

올 4분기 1조 3000억원과 내년 1분기 1조 5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다고 평가한다. 씨티은행을 주간사로 국내은행에서 8000억원을 신디케이트론으로 조달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고 주장한다.

현대전자가 차입금을 상환하기 위해선 내부 현금이나 외부차입이 불가피한데 현시점에서 모두 실현가능성이 낮다고 평가한다. 내년 하반기까지 반도체 경기가 회복하기 어려워 영업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에 영업을 통한 내부 현금조달은 사실상 어렵다고 본다.

이같은 상황을 잘 알고 있는 금융기관들이 회사채 만기연장 등을 해줄리 만무하다고 전망한다. 특히 은행권 구조조정이 내년 1분기에 절정에 달할 수밖에 없어 은행권이 현대전자를 배려할 여지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내년 1분기에 심각한 유동성 위기가 올 수밖에 없다고 외국인들은 지적한다.

이같은 견해는 모건스탠리딘위터증권(MSDW), 다아와증권, 도이체방크은행 등의 최근 보고서에서 나타나고 있다.

모 증권사 반도체 애널리스트는 "현대전자를 가장 많이 투자한 메릴린치증권에서 오늘 70만주의 매도물량이 나와 사실상 현대전자를 포기했다는 느낌이 든다"고 밝혔다.

박영암 <동아닷컴 기자> pya84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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