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하한가]박용오 KBO총재

  • 입력 2000년 12월 19일 19시 23분


진통끝에 제2기 선수협이 출범했다. 참석자는 23명. 선수들의 표정은 결연했지만, 맞잡을 손이 너무 적었다.

'방출선수' 대표로 나왔다는 강병규. 그는 "선수협 활동에 한 점의 후회도 없다"고 말하며 웃었다. 하지만 그가 다시 마운드에 설 수 있을까? 추운 겨울의 한복판에 던져진 그의 웃음이 쓸쓸하다.

두산의 '헤라클레스' 심정수. 동료들은 일본의 돗토리현으로 떠나고, '혈혈단신' 선수협 총회에 참가했다. 이미 그는 연봉계약에서 불이익을 받을수 있다는 구단의 언질을 받은 상태다.

선수협의 핵심멤버인 송진우, 양준혁, 마해영. 이들 역시 올겨울 트레이드설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3월10일 정부-KBO-선수협은 다음과 같은 3자 합의문을 발표했다.

"프로야구 시즌이 끝난후 선수협의회의 출범을 보장한다. 구단 및 KBO는 현 선수협 소속 선수들에게 일체의 불이익이 돌아가지 않도록 한다."

3자가 손을 맞잡고 웃은지 1년도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합의의 정신'은 온데간데 없다. KBO는 제2기 선수협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고 한다. "5개 구단의 주장이 불참하고 인원수가 23명밖에 안된다"는게 그 이유. 일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23'이라는 숫자에 담긴 의미를 곱씹어 보라. 왜 23명 밖에 총회장에 나오지 못했는가? '23'이라는 숫자에서 감지되는 '희생' '방출' '트레이드' 등의 단어는 또 무엇인가?

지난 1월20일 박용오 KBO총재는 "선수단체가 생기면 야구단을 해체한다"고 폭탄발언을 한적이 있다. 지금의 심정이 그때와 얼마나 달라졌는지 한번 묻고 싶다.

최용석 /동아닷컴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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