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주가/ 하한가] 권노갑 최고위원

  • 입력 2000년 12월 18일 10시 26분


"할말은 많지만 아무 말도 안하겠습니다"

유구무언이란 말인가 억울하다는 말인가. 최고위원직을 사퇴하며 권노갑씨가 던진 말이 묘한 여운을 남기고 있다.

어느 쪽이든, 권노갑씨의 이번 사퇴는 '자충수'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지난 2일 정동영 최고위원의 폭탄선언 속에는 '더 이상 못 참겠다'는 당내 비주류 의원의 목소리가 담겨 있었다.

권 전최고위원을 싸고 돈 인사개입과 권력행사 '풍설'은 전 정권의 김현철씨에 비교되며 비판을 받았다. 어쩌면 그의 '할 말'이란 게 권력투쟁의 희생양이 된 자신의 처지를 뜻하는 말일 수도 있다.

권 전위원의 퇴진으로 민주당 내에는 동교동 비주류계와 소장파의 입김이 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알게 모르게 권 전최고위원의 후원을 받았던 이인제 최고위원의 입지도 상당히 좁아질 전망이다.

'순명(順命)'. 언제나 그랬듯이 권 전최고위원은 '명을 따를 뿐'이란 말을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막후로 물러 선 그는 이제 현명하게 앞뒤를 살펴주는 '대형'으로 남을 것인가.

안병률/동아닷컴기자 mok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