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로봇애니메이션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도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 ‘건담’ 시리즈의 원작자이며 감독인 그가 13일 한국을 찾았다. 도미노씨는 국내 게임 개발사인 지웍스(대표 예석준)와 대구 영진전문대의 초청으로 방한,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대해 강의했다.
41년 태어난 그는 1964년 일본 최초의 TV 만화영화 시리즈인 ‘철완 아톰’을 연출하면서 만화영화계에 등단했다. ‘내일의 조’,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 ‘플란더스의 개’ 등 우리에게도 낯익은 여러 만화영화를 연출했다.
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기동전사 건담(1979)’의 등장은 일본 애니메이션계에 큰 전환을 가져온 것으로 평가된다.
기존의 로봇물은 거대한 ‘슈퍼로봇’이 주인공이었지만 ‘기동전사 건담’의 주인공은 인간이었기 때문. 그는 또한 전쟁의 비참함이나 신인류의 등장 등을 그려 기존 로봇물의 권선징악 서사구조를 무너뜨리려 했다.
도미노씨는 지금도 ‘건담’의 제작사 선라이즈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 제작을 지휘하고 있다.
그는 “돈만을 생각하고 게임을 만든다면 게임은 독자적인 문화영역을 구축할 수 없을 것”이라고 자신의 철학을 밝혔다. 현재 나와 있는 건담 게임들에 대해서는 “건담을 이용해 폭력적 게임을 만든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며 “얼마전 전후에 태어난 일본 젊은이들이 전쟁을 ‘전자오락’으로 생각하는 데 놀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도미노씨는 인터뷰 말미에 “새로운 것을 향해 계속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 조직에 오래 머물러 있는 사람은 ‘쓰레기’”라며 “그런 점에서 나도 ‘쓰레기’”라고 힘주어 말했다.
괴짜…. 그와의 짧은 만남 중 계속 뇌리를 맴돈 단어다.
<문권모기자>africa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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